부애리기자
유제훈기자
시중은행 수신금리가 기준금리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예테크(예금+재테크)족들이 상호금융권에 남은 4~5%대 고금리 예금상품의 '막차' 타기에 분주해지고 있다. 상호금융권에선 수신금리 하향세가 뚜렷한 만큼 이 같은 자금유입은 거의 막바지 단계에 왔단 분석을 내놓고 있다.
2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농협·수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 총 수신(예수부채) 잔액은 458조5557억원으로 전달보다 1.9%(8조5414억원) 증가했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올해에도 수신 잔액이 늘어나는 흐름이다. 지난달 말 수신 잔액은 259조9706억원으로 전달(251조4209억원) 대비 3%(8조5497억원) 늘었다.
이는 시중은행의 예·적금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11월 이후 12월(-8조8620억원), 1월(-6조1866억원)까지 매달 감소세다. 적금 잔액 역시 11월(-6472억원), 12월(-1조1235억원) 내내 줄었다.
이 같은 흐름은 아직은 1금융권 대비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호금융권 등에 대기성 자금이 유입된 결과다. 5대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는 현재 연 3.54~3.7%(12개월 기준)으로 기준금리(3.5%)보다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수신 금리를 내렸다. 토스뱅크는 토스뱅크 통장의 금리(5000만원까지 적용)를 연 2.3%에서 2.2%로, 5000만원 초과 금액에 대한 금리는 연 4%에서 3.8%로 0.2%포인트 내렸다. 케이뱅크도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하하면서 정기예금 금리가 연 3.8%(12개월 기준)에서 3.6%포인트로 낮아졌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22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하했고, 자유적금 금리는 최대 0.7%포인트 내렸다.
반면 새마을금고, 신협 등에서는 5% 중반대의 예금상품을 제공하는 조합이나 금고 등이 여전히 꽤 존재한다. 충남, 대구, 광주 등에 위치한 금고에서 5%대 중반의 예금 상품이 있고, 서울권의 경우에도 중랑구의 상봉동새마을금고 등이 연 5.2%(12개월 기준)의 금리를 주고 있다. 신협 등의 상황도 비슷하다.
다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상황에서 상호금융권의 금리도 하향세를 걷고 있다보니, 이 같은 흐름이 계속 유지될 지는 미지수다. 최근 들어 고금리 특판도 거의 사라진 상황이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조합이나 금고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수신 금리가 4% 미만으로 떨어진 곳들도 많다"며 "비과세 혜택 등으로 시중은행의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이 있지만, 수신 금리 상승이 더이상 불가능하다보니 수신 잔액의 증가폭은 점차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