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둔화 속도 느려지나…아직은 Fed의 시간

1월 CPI 6.2% 상승 전망
전월 대비 상승폭은 0.5%로 확대
휘발유 가격 상승 여파…중고차 거래가도 ↑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올 들어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지난해보다 둔화됐지만, 그 속도는 느려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오는 14일(현지시간)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나온 전망인데, 미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할 일이 더 남았을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전문가 예측을 종합한 결과 미국의 1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6.2%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직전월인 지난해 12월 상승률(6.7%) 보다는 오름폭이 둔화됐다.

주목되는 부분은 월별 상승폭은 오히려 더 커졌다는 점이다. 미국 CPI는 지난해 10월 전월 대비 0.5% 오른 데 이어 11월 0.2%, 12월 0.1%로 상승폭을 줄여왔다. 하지만 올해 1월 다시 0.5% 상승해 3개월만에 월별 개선세가 꺾일 것으로 점쳐졌다. 블룸버그는 "이는 인플레와의 전쟁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길 원하는 Fed 입장에선 불편한 속도"라며 "Fed가 할 일이 더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휘발유와 중고차 가격 상승세가 전망치를 끌어올렸다. 특히 중고차 가격의 오름세가 불안 요소로 꼽혔다. 미국 중고차 경매 플랫폼 만하임에 따르면 1월 중고차 평균 거래가는 전월 대비 2.5% 올랐다. 2021년 11월(3.9%) 이후 가장 큰 상승세다. 지난해 12월(0.8%)에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미국 물가는 중고차 가격에 따라 함께 오르거나 내리는 패턴을 보여온 만큼 중고차 가격 흐름은 물가 예측시 민감한 척도로 받아들여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고차 가격이 1%포인트 상승하면, 전체 물가는 0.05%포인트 오른다.

다만 Fed가 눈여겨 보는 근원 CPI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5.5% 올라 2021년 이후 연간 기준 상승폭이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월별 상승률은 두 달 연속 0.4%로 추산됐다.

만약 미국의 1월 CPI가 진정되지 않거나 2월 고용이 기대 이상으로 확대될 경우 Fed가 기준금리를 여러 차례 더 올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Fed 고위 당국자들은 지난 한주 "더 오랜 기간 더 높은 금리가 지속되는 긴 싸움이 될 수 있다", "목표치까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등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색이 짙은 발언을 쏟아냈다. 당초 시장에선 경제지표에 따라 Fed가 오는 3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을 밟은 후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애나 왕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휘발유 가격 상승, 상품 물가 (하락) 둔화, 여전히 강력한 서비스 물가 상승은 CPI와 근원 CPI를 모두 밀어올릴 것"이라며 "이는 Fed가 현재 시장 전망 또는 12월 점도표에서 (Fed가) 예상한 수치보다 더 높은 수준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에 시장이 베팅하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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