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33쪽 檢 진술서 '천화동인 1호 존재도 몰라'

檢 질문, 진술서로 갈음… ‘배임·부패방지법’ 위반 혐의 부인
"객관적 증거 무시, 번복된 진술로 내 소유라는 것 납득 안 돼"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대장동 관련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진술서에서 "천화동인 1호가 저의 것이라는 혐의는 터무니없는 모략적 주장"이라고 밝혔다.

28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이 대표는 33쪽 분량의 진술서에서 자신에게 적용된 배임 등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검찰의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진술서로 갈음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대표가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제공해 대장동 사업에서 7886억원, 위례신도시 사업에서 211억원 등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검찰은 민간사업자들에게 배당된 개발 이익금이 이 대표 측으로 흘러갔다고 의심하고 있다. 개발 사업에 특혜를 제공한 대가로 민간사업자들의 수익금 중 일부를 나눠 받기로 했다는 것이다.

개발 사업을 주도했던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 실소유주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는 그분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도 이 대표를 염두에 두고 한 게 아니냐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과거 성남시장 시절 위례·대장동 개발 사업의 최종 결정권자로서 민간업자들에게 성남시나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내부 비밀을 흘려 그들이 막대한 이익을 챙기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진술서에서 "언론 보도 전까진 천화동인 1호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며 "천화동인 1호를 포함한 수익자들은 모두 SK증권 특정금전신탁 형식으로 들어왔다는데, 내가 그것을 알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천화동인 1호의 재무상태나 추가이익환수는 검찰도 다 아는 것인데, 이런 객관적인 증거를 무시하고 번복된 대장동 일당의 진술을 가지고 저의 소유라고 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하면서 "투기 세력의 이익을 위해 시에 손실을 입힌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민간사업자에게 1120억원을 추가 부담시켜 그들에게 손실을 입히고 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이익을 더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대표는 애초 대장동 사업을 공공개발 방식으로 추진했다가 성남시의회 내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의 반대로 무산됐고, 이후 민·관 합동 개발 방식으로 바꿔 개발이익을 일부나마 환수할 수 있었다는 주장도 되풀이 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 사업의 이익을 분배할 때 아파트 분양이익은 공사의 업무가 아니어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아파트 분양이익은 논외로 해야 한다"며 "공사가 성남시로부터 위탁받고 성남시의회로부터 승인받은 것은 대장동 택지개발사업이지 아파트 분양사업이 아니다. 공사가 왜 아파트 분양 사업을 하지 않았느냐고 하는 것은 수사가 아닌 정치"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도 모두 부인하면서, 대장동 일당에게 비밀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제가 비밀 정보를 대장동 일당에게 제공하거나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가 제공하는 것을 승인했다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유동규가 범죄 행위를 저지르면서 범죄 사실을 시장인 제게 알릴 이유도 없고, 필요도 없다"고 해명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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