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영철기자
[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화천에 산천어 축제가 있다면, 인제에는 빙어 축제가 있다. 코로나19 펜데믹 여파로 중단했던 인제 빙어 축제가 설 연휴와 함께 20일 개막했다.
빙어축제가 열리는 강원도 인제군 남면 빙어호는 주변 산세도 좋아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일상을 벗어나 힐링하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빙어축제의 백미인 얼음낚시터와 눈 썰매장, 얼음 조각으로 꾸며진 산촌마을 스노빌리지까지 축제 준비를 모두 끝낸 모습이다.
면적이 2만 4000㎡에 달하는 빙어낚시터에는 얼음구멍 1만 4000개가 뚫렸다. 얼음 두께는 30㎝ 안팎이어서 안전하다.
인제군문화재단 관계자는 "오늘 측정한 얼음두께가 29~30㎝로 단단하게 얼었고 오늘부터 다시 강추위가 예보됨에 따라 인제빙어축제의 핵심 콘텐츠인 빙어낚시와 빙판행사장을 운영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개막 이틀 째인 21일 영하 10도 안팎의 추위에도 대자연 얼음판에서 얼음낚시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아침부터 몰리면서 인제군이 오랜만에 활기로 가득찼다.
명절 풍경도 많이 바뀌어 관광 삼아 가족과 빙어 축제장을 찾은 낚시객들은 귀향길이 더 즐겁다. 빙어를 낚는 즐거움에 더해 가족과 담소를 나누며 들뜬 명절 분위기를 즐겼다.
속초가 고향인 김수민 씨는 "예전에는 서울서 곧바로 고향 집으로 갔었는데, 3년만 에 축제가 열린다고해서 가족과 함께 추억을 만들기 위해 들렀다"며, "한 껏 즐길수 있는 겨울 여행지로는 강원도만한 곳이 없는 것 같다"고 자랑했다.
여기저기서 얼음 구멍에 낚싯대를 드리운 이들은 낚싯줄을 들었다 내리기를 반복하며 은빛 빙어 낚시에 열중했다. 제법 큰 빙어를 연신 낚아내는 낚시객도 있었다.
얼음 낚시를 즐기다가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에서 내설악의 정취도 느낄 수 있다. 빙어가 잡히지 않아 손맛 대신 몸맛을 느낄 수 있어 아쉬움이 덜하다.
부천에서 온 박명훈 씨는 "빙어축제에는 처음 와 봤는데 가족과 썰매도 타고 낚시도 즐길 수 있어 너무 좋다. 빙어낚시가 보기보다는 어려웠는데, 가족과 즐기니까 또 다른 재미가 있다"고 만족했다.
1960년대 인제 산골 마을의 모습을 눈과 얼음으로 재현한 스노빌리지에서는 기념촬영이 한창이다. 얼음썰매장과 눈썰매장에서도 연인과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썰매를 즐겼다.
이날 오후 메인광장에서 열린 개막식은 인기 트로트 가수 이찬원의 공연으로 장식했다. 사륜오토바이(ATV), 아르고를 비롯해 얼음축구대회, 윈터서든어택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도 펼쳐진다.
인제군은 축제기간에 관내 소비 영수증 이벤트를 열어 매일 다양한 선물을 준다. 축제 마지막 날에는 경차와 55인치 TV 등 고가의 경품 행사도 마련했다.
올해 23회째를 맞은 인제 빙어축제는 남면 부평리 빙어호 일원에서 오는 29일까지 열린다. 별도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빙어축제는 맑고 투명한 빙어와 눈 덮인 내설악 경관, 빙판 위에서 행하여지는 산촌문화를 만날 수 있는 인제군의 고유 축제다.
빙어축제는 빙어를 주제로 한 체험 행사와 전국대회 규모의 얼음축구 대회, 인제군민 빙어 올림픽 등의 레포츠 경기도 연다.
재단 관계자는 "축제장을 방문하신 분들이 잊지 못할 추억만을 담아갈 수 있도록 즐겁고 안전한 축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라영철 기자 ktvko2580@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