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안보 돋보인 CES…초연결·메타버스·모빌리티 '경쟁의 시작'(종합)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이달 5~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3의 혁신 기술 트렌드를 한 단어로 정리하면 'HUMAN'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기업들은 메타버스·모빌리티 등 CES 2023 트렌드에 맞는 신제품·신기술을 선보이는 것 외에 '인간안보'란 새 방향성을 제시했다. 왜 디지털 대전환이 일어나는가란 질문과 대답을 이번 전시회장에서 보고 들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18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CES 2023으로 살펴본 혁신 기술 트렌드’ 보고서에서 올해 트렌드를 ‘HUMAN for Human’으로 정리했다. ▲초연결(Hyper-connected) ▲초지속(Ultra-sustainable) ▲메타버스(Metaverse) ▲모빌리티(Automobility) ▲신(新)디지털 헬스케어(New-healthcare) ▲인간안보(For Human) 등 6개 기술 트렌드의 머리글자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CES 2023에서 ‘연결’을 핵심으로 내세우며 기존 기술·기기·서비스 간의 초연결을 강조했다. 또한, 품목·산업을 불문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너지·탄소중립 등 지속가능성(초지속)을 기업의 주요 목표라고 선언했다. 메타버스가 주요 키워드로 선정됐다는 것도 특이점이다. 메타버스는 가상 쇼룸과 같은 가상화 서비스,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등 몰입 경험 제공 등을 통해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보고서는 올해 CES 모빌리티 부문의 전시가 역대 최대 규모였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구글·MS·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도 모빌리티 분야 전시에 대거 참가했다. 모빌리티 분야의 지배적 운영체제(OS)를 차지하기 위한 각축이 앞으로 더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팬데믹 이후 높아진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헬스케어 분야의 기술혁신(신디지털 헬스케어)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디지털 치료제·원격진료·피트니스 테크 부문의 제품의 전시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올해 전시 카테고리에 ‘인간 안보’가 신설된 점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인간 안보란 군사적 위협을 중시하는 기존의 국가 안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인간을 글로벌 공급망 붕괴, 식량·물 부족 등 다양한 위협으로부터 보호돼야 할 대상으로 설정하는 비전통적인 안보 개념을 말한다. ‘인간 안보’를 통해 각종 기술의 개발과 융합이 결국 인간의 안녕과 번영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도 'CES 2023의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번 CES가 신기술과 아이템 소개 중심이었던 기존 행사에서 나아가 지속가능성과 '인간 안보' 등 기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고 분석했다. 입었을 때 최대 30㎏ 지지력이 생기는 외골격 웨어러블 로봇이나 상수도관에서 자율주행으로 물 공급 상태를 파악하고 제어하는 로봇, 식량 생산 증대에 기여하는 자율주행 농기계 등을 인간 안보를 위한 기술로 꼽았다.

정보통신기술(ICT) 당국자들은 CES 2023을 참관한 후 2020년부터 본격화된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흐름이 3년간 구체화 과정을 거치며 진짜 경쟁에 대비할 때를 맞이했다고 평가했다. ICT 당국자들은 'CES 2023의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한 '완성형 사용자 경험'을 소비자에게 선사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ICT 기업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년 전후 시작된 5G와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확산으로 이제 본격적인 초연결 기반의 데이터 이코노미 시대가 열린 만큼 우리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올해 CES 혁신상을 수상한 한국 제품이 216개를 기록, 전체 혁신상 612개 중 35%를 차지했다는 점은 고무적인 부분으로 꼽힌다. 한국은 총 23개를 시상하는 최고 혁신상에서도 역대 최다인 12개를 수상했다. 김민우 한국무역협회 수석 연구원은 "고물가, 경기위축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올해 CES에서 역대 최다 혁신상을 수상한 것은 대단히 고무적"이라면서 "우리 기업들은 대체 불가능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시장 맞춤형 상품화 및 해외마케팅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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