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상장폐지” 머스크 5년전 트윗, 결국 재판으로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5년 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올린 단 두 문장짜리 트윗이 결국 이번주 증권사기 재판으로 이어진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의 증권사기 혐의를 둘러싼 재판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법원에서 오는 17일 배심원단 선발을 시작으로 다음 달 1일까지 진행된다. 2018년8월 머스크 CEO가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에 비상장 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자금은 확보됐다"고 올린 트윗의 후폭풍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당시 머스크 CEO가 트윗에서 언급한 주당 420달러는 시세 대비 20% 높은 수준이었다. 이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테슬라의 주가는 폭등했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불과 3주 뒤 자금확보 실패를 이유로 이 트윗 내용을 백지화했고, 주가 또한 내려앉았다. 결국 주가조작 논란에 휩싸인 머스크 CEO는 조사에 착수한 증권거래위원회(SEC)와는 테슬라 이사회 의장직 포기 등을 조건으로 합의했지만, 주주들의 손해배상 집단소송은 막지 못했다. 소송을 제기한 투자자 글렌 리틀턴은 "당시 머스크 CEO의 트윗은 거짓이었고 테슬라의 주식, 옵션, 채권가격 변동성을 키워 투자자들에게 수십억달러의 손해를 입혔다"고 비판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머스크 CEO가 올린 트윗의 진실성 여부다. 과연 머스크 CEO가 비상장 전환 의도가 없는 상황에서 주가 조작을 위해 트윗을 했는지, 자금이 준비돼 있었는지 등에 달린 셈이다. 그간 머스크 CEO는 트윗 당시 테슬라의 비공개회사 전환을 실제로 고려했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 자금 지원을 약속받는 등 주주들을 고의로 속인 게 아니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질 피시 펜실베이니아대학 증권법학 교수는 "증권사기 사건은 통상 합의를 통해 재판이 시작되기 전 해결된다는 점에서 이번 재판은 이례적"이라며 "머스크 CEO는 힘든 싸움에 직면해있다"고 평가했다. 해당 재판을 담당한 샌프란시스코 법원의 에드워드 첸 판사는 이미 작년 4월 머스크 CEO의 상장폐지 트윗이 거짓 진술이었다는 예비 판단을 내린 상태다. 최근 머스크 CEO는 샌프란시스코 배심원과 지역 언론이 자신에게 적대적이라고 주장하며 텍사스주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으나,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해 테슬라의 주가 폭락으로 재산 2000억달러(약 250조원)가 증발한 머스크 CEO로선 이번 집단소송으로 한층 사면초가에 몰린 셈이 됐다. WSJ는 배심원단 선정이 끝나자마자 같은 날 변론이 시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 CEO 외에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차남인 제임스 머독 테슬라 이사, 머스크 CEO의 동생이자 이사회 멤버인 킴벌 머스크,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 등도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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