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김현정특파원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중국에서 제품 가격을 대폭 인하한 테슬라 차량에 대한 주문이 폭증하고 있다고 중국 제일재경 등 현지 매체들이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가격을 낮춘 테슬라 차량에 대한 주문이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도시에서는 증가폭이 지난해 12월 대비 500%에 달했다. 제일재경은 "일부 매장을 방문하거나 전화로 문의한 결과 2, 3선 도시를 중심으로 주문량이 크게 뛴 것이 확인됐다"면서 "낮아진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판매 서비스 사이트인 카팬스의 설립자 순샤오쥔은 자사 플랫폼 데이터를 인용, "테슬라 쇼룸에서 평균 110~130건의 주문을 받고 있다"면서 "이는 지난 주말에 비해 약 450% 증가한 것"이라고 전했다.
테슬라가 진출한 전 세계 43개 시장 가운데 모델3와 모델Y의 가격은 중국 본토에서 가장 낮다. 보급형인 모델3의 가격은 기존 대비 3만6000위안(13.5%) 인하된 22만9900위안(약 4223만원), 모델Y의 기본 버전은 2만9000위안(10%) 낮아진 25만9900위안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24일 도입된 최대 9.4%의 할인 이후 두 번째 가격 인하다. 제일재경은 "테슬라는 중국 외에도 미국, 독일, 캐나다 등 시장에서 가격을 인하했다"면서 "일부 지역, 일부 모델의 인하 폭은 20%에 달한다"고 부연했다.
중국 내에서는 테슬라 판매가 호조를 보인다는 보도가 연일 게재되고 있다. 최근에는 테슬라가 가격을 인하한 후 3일간 중국 내 주문이 3만대에 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테슬라 측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반대로 가격 인하에 앞서 차량을 구매한 차주들이 테슬라 매장으로 달려가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남서부 쓰촨성의 상하이, 선전, 청두 등 매장에서는 "판매 전 회사가 더 많은 것(정보)을 제공했어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중국 현지 업체들은 신에너지 차량에 대한 국가의 보조금 철회 여파로 가격 인상을 결정한 바 있다. BYD는 올해 1월1일부터 자사 차량 가격을 2000~6000위안 상향조정될 것이라고 전했고, 체리뉴에너지도 3000위안 안팎으로 가격이 소폭 오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제일재경에 "테슬라는 엄청난 이익을 바탕으로 가격경쟁을 하고 있지만, 우리(중국 기업)에게는 그럴 여력이 없다"면서 "테슬라의 움직임은 업계에 더욱 압박을 가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추이동슈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비서장은 "설을 앞두고 자동차 시장이 침체돼 다른 업체들이 가격 경쟁을 따라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2, 3월에 신제품을 내놓고 제품력을 높여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에너지차 보조금이 철회되고, 가격이 들썩이는 올해에는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중국 내 중고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6일 이전에 중고 테슬라 차량을 구입한 딜러들은 신차 가격 인하의 최대 희생양이 됐다"는 현지 중고차 매장 관계자의 발언을 소개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