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희기자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인파 밀집 사고에 관한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 특히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시설을 이용할 때 밀집도가 높아지면 '호흡 곤란' 등 공포심을 느끼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대비해 인구 밀집도 관리와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는 열차 고장 등 사고나 폭우·한파·폭설 등 날씨 문제로 열차 운행이 차질을 빚으면서 역사나 플랫폼 내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상황이 여러 번 발생했다. 중부지방에 많은 눈이 내린 지난 21일 오전 김포도시철도 일부 전동차는 평소보다 운행이 10여분 정도 늦어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출근길 열차 운행 지연은 인파 밀집으로 이어졌다. 김포골드라인 풍무역의 당시 현장 사진을 보면 승강장은 물론, 외부로 연결되는 계단까지 승객들이 들어차 있다. 이날 김포공항역에서는 승객이 몰린 전동차에 타고 있던 한 여성이 호흡곤란 증상으로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꼭 열차 운행 지연과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대중교통에서의 인구 밀집은 흔한 일이다. 전동차 한 칸의 정원은 160명으로, 혼잡도는 160명을 기준(100%)으로 계산한다.
김포시에 따르면 '혼잡도 1위'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김포골드라인의 출근 시간대 평균 혼잡도는 224%, 최대혼잡률은 270%에 달한다.
출퇴근 시간 '지옥철(인파가 많은 지하철)'로 악명이 높은 서울 지하철 9호선 역시 적정 정원을 넘었다. 올해 2분기 기준 출근 시간대 9호선 급행열차 혼잡도는 평균 155.6%로 일반열차의 1.6배 수준이었다. 이 밖에도 서울지하철 2호선, 인천지하철 2호선 등도 출퇴근길 인파가 몰려 항시 혼잡한 노선으로 알려져 있다.
지속적인 인구 밀집도 관리와 밀집도에 관한 시민 의식의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인구 밀집이 그 자체만으로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고장, 화재 등의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위급 상황 시 대피 동선, 인력 배치 등의 매뉴얼이 준비돼 있어야 하고 이런 매뉴얼이 실제 상황에서 기능할 수 있도록 훈련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시민 의식도 중요하다. 전동차, 버스 등에서 밀집도가 높을 때는 다음 차를 기다리고 무리해서 탑승하지 않는 문화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