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3번 멈춘 리프트…스키장 사고, 왜 반복되나

노후시설 많고 형식적 안전 점검 문제
스키장 업계, 자체 점검 강화 움직임

지난 19일 오후 4시 12분께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리프트 멈춤 사고가 발생해 승객 다수가 고립됐다. 소방당국이 사고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사진제공=강원도소방본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겨울 스키 시즌을 앞두고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장에서 리프트가 멈추는 사고가 나면서 안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올해에만 리프트 관련 사고가 3차례나 발생해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업계에서는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로 스키어들을 맞을 준비에 들떠 있다가 안전 사고가 재발하면서 노심초사하고 있다.

24일 강원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장에서 발생한 리프트 멈춤 사고로 스키장 이용객 54명이 3시간 넘게 공중에 매달려 있다가 전원 구조됐다.

리조트 측은 "사고 발생 후 구비하고 있는 구조장비를 전달하고 119구조대원 지시를 따라 안전한 구조를 진행했으며, 구조된 고객들의 체온 복구를 위해 핫팩·담요·난방기구를 제공하는 등 안전 조치에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기술팀들이 리프트 멈춤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며 "재발 방지 및 보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부상자 치료에 대해서는 관계 당국과 협의해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경기 포천의 스키장에서 리프트가 역주행하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 100여명이 추위와 공포에 떨었다. 불과 1주일 뒤에는 강원도 횡성군 한 스키장에서 리프트가 멈추는 사고가 터져 이용객 36명이 구조됐다.

이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원인으로 시설의 노후화가 꼽힌다. 포천 스키장의 리프트 설치 연도는 1985년, 횡성군 스키장은 1995년에 시설을 만들었다. 레저업계 관계자는 "시즌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각 스키장별로 리프트 등 시설물에 대한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나 20~30년 안팎으로 노후한 시설이 많아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가 반복되는 것 같다"고 했다.

정부와 관계 당국이 의무화하고 있는 안전 점검이 형식적이지 않느냐는 문제제기도 있다.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스키장용 및 관광용 리프트는 모두 171개가 등록돼 있다. 이들 시설은 관련 법령에 따라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연 1회 정기검사를 받는다. 다만 리프트 전체를 분해하는 정밀 검사가 아니라 시설에 어떤 문제가 있는 지 파악하기 어렵다.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장도 지난 5월 교통안전공단 정기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고, 최근 사고가 난 리프트들도 법적구속력이 없는 '권고' 조치만 나왔다.

동계시즌을 맞은 스키장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자체 안전점검을 시행하며 손님 맞이를 위한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스키장을 찾는 인원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안전사고 발생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을까 우려된다"며 "리프트 등 시설물에 대한 자체 점검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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