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송파구(구청장 서강석)가 수십 년째 제자리걸음인 풍납동 매장문화재 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들과 힘을 모았다.
풍납동은 국가지정문화재 ‘서울 풍납동 토성’으로 인해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에 막대한 제약을 받아온 지역이다. 토성 내부 전체가 사적으로 지정된 이후 지난 20년 동안 복원 및 정비사업은 큰 성과 없이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고, 문화재청이 5년마다 수립해야 할 보존관리 계획도 2015년 이후 새롭게 수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취임 첫날인 지난 7월 1일 풍납동 주민들과 만나 현장 의견을 듣고 풍납동 매장문화재 문제 해결을 민선 8기 역점 사업으로 선정했다.
서 구청장은 “문화재 보호를 위해 주민들에게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문화재 독재’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그간 행정의 무관심으로 고통 속에서 지내 온 주민들 숙원 해결을 위해 송파구는 문화재청장 면담 요청, 불편 사항 지속 건의 등 보다 적극적인 행동으로 주민들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주민들은 문화재청을 상대로 청원서 제출과 성명을 발표해 문제 해결의 강한 의지를 보인다.
청원서는 지난 12월 12일 풍납동 주민 3117명이 공동으로 제출했다. ▲재산권 행사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를 없애고 ▲주민과 문화재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이어 20일 오후 2시 풍납토성 주민대책위원회 앞에서 김홍제 위원장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상세한 요구가 담긴 성명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풍납토성 주변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주민들은 문화재 규제로 인해 주거환경 악화, 지역 슬럼화를 그거 손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면서 “헌법상 재산권 및 행복추구권 등의 기본권을 더 침해하지 말라”고 목소리 높였다.
주민들은 ▲풍납토성을 실질적으로 향유할 수 있도록 공간 조성 ▲사적 지정 및 매입을 추진하고 있는 2권역의 실질적인 이주대책 마련 ▲사적 지정 및 매입을 중단한 3권역의 건축규제 전면 해제 ▲4·5권역의 재건축 및 재개발할 수 있게 문화재 규제 철폐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성명에 참여한 주민 허묘강(86) 씨는 “시집와서 풍납동에 집이 5~6채 정도만 있을 때부터 65년째 살고 있는데, 정말 억울하다. 정든 곳을 떠나지 않고 계속 살고 싶을 뿐이다. 보상가 현실화, 이주대책 등 대책 마련을 간절히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12월 23일 문화재청 주관으로 예정된 ‘풍납토성 보존 및 관리 종합계획 수립에 대한 공청회’를 앞두고 관리구역 설정, 건축 높이(21m) 및 지하(2m 이하) 규제 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주민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구는 풍납동 주민들과 함께 지속 소통하며 지역 현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문화재보호법’, ‘매장 문화재 조사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 현실이 반영되도록 관련 법 개정에도 힘쓸 예정이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문화재 보호를 위해 풍납동 주민들은 오랜 세월 희생과 고통 속에 눈물을 흘러왔다”면서 “문화재청이 주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문화재와 주민 삶 모두를 고려한 해결방안이 마련되도록 송파구가 적극적으로 소통창구의 역할을 하겠다”고 전했다.
관악구(구청장 박준희)는 20일 구정 최고 자문기구인 ‘더불어으뜸관악 혁신·협치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 민선 8기 구정의 구체적 이행 계획인 ‘공약실천계획안’에 대해 논의했다.
‘더불어으뜸관악 혁신·협치위원회’는 구청장을 비롯한 37명의 각계대표, 외부전문가, 지역주민 등으로 구성돼 구정운영에 대한 방향과 정책 심의 등 민간의 전문성과 창의성을 행정에 접목, 협치를 구현하는 자문위원회다.
이번 회의는 ‘혁신’, ‘포용’, ‘협치’의 구정 기조를 바탕으로 민선 8기 관악구의 비전과 전략이 담긴 6대 구정목표 ▲더불어 경제 ▲더불어 복지 ▲청년 특별시 ▲으뜸 교육문화 ▲청정 안전삶터 ▲혁신 관악청 아래 총 60개 실천과제의 수립과정과 이행 관리체계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구는 지난 6~7월 전문가와 주민으로 구성된 정책기획단을 운영, 공약사항과 주민제안을 면밀히 검토, 9월에는 주민 아이디어를 구정에 반영하는 ‘2022. 창의톡톡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했다. 11~12월은 지역 내 21개 동주민센터로 구청장이 직접 찾아가 주민과 대화하는 ‘이동관악청’을 운영, 주민과의 소통행정에 매진하는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민선8기 구정운영의 방향을 담은 ‘구정운영 4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구는 공약실천계획을 바탕으로 사업별 관리 책임자를 지정하고 분기별로 추진 현황을 구 홈페이지에 게시, 주민과 공유하는 한편,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등 외부기관 공약이행 평가에도 적극적으로 참여, 공약사업 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구정 운영의 전 과정에서 구민의 목소리를 적극 경청하고 추진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 구민과의 약속인 공약사업을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