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내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훈련 참가를 앞두고 있던 독일의 최신예 전차가 모두 고장으로 훈련참가가 어려워지면서 유럽의 안보불감증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독일 정부는 일단 기존의 노후된 전차를 훈련에 참가시키고, 즉각 원인을 파악하고 전력보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안보위협이 높아진 상황에서 유럽 내 최대 군사강국인 독일군의 기강해이에 대한 질타가 독일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크리스티네 람브레히트 독일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내년 1월 나토군 훈련에 참가하기로 한 푸마(PUMA) 탱크 18대가 최근 독일군 훈련 도중에 치명적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중대한 차질"이라며 "나토 훈련에는 기존 마르더 탱크가 참가해 독일은 나토 회원국으로서의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마 탱크는 독일 방산업체인 크라우스-마파이 베크만(KMW)사가 개발한 최신예 탱크로 지난 2009년 노후화된 기존 마르더 탱크를 교체하기 위해 도입됐으며, 현재 약 350대가 배치돼 독일군 전차 전력의 주력기종으로 알려져있다. 이중 42대는 나토군과 합동훈련을 위해 배정돼있다.
이번 결함 발견으로 독일 정부는 푸마 탱크의 추가 도입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람브레히트 장관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으며 이 탱크가 안정적인 상태임을 증명할 때까지 새로운 주문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안팎에서는 정부의 안보불감증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독일 야권 보수당인 기민당(CDU)의 요한 바데풀은 원내부대표는 ARD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건 악몽이다"라며 "독일군의 주력 전차로 여겨지는 푸마가 한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군대도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앞서 독일 정부는 1000억유로(약 138조원)의 특별 국방예산안을 발표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및 탄약지원과 함께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 도입 등으로 군사장비 현대화를 서두르겠다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면서 독일 정치권 내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