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천연가스에 개미는 레버리지로

러시아의 유럽 가스관 차단
중국의 수요 회복 가능성 등
가격 상승 부추길 요인 많아
레버리지ETN 사는 개인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천연가스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내년에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천연가스 확보를 위해 더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려서다. 러시아는 모든 가스관을 끊어 공급을 줄이려는데 반해, 중국은 경기 회복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수요량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9일 런던 ICE 거래소에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 기준이 되는 1월 인도분 네덜란드 TTF천연가스 선물은 7일 메가와트시(MWh)당 149.245유로를 기록해 전 거래일 대비 7.77% 상승했다. 지난 10월24일 99.170유로에 거래됐던 천연가스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50% 넘게 뛴 것이다. 지난 8월 러시아발 공급 우려로 340달러까지 치솟았던 천연가스는 이달 들어 다시 계단식 오름세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천연가스 가격 주요 지표로 활용되는 헨리 허브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MMBTU당 전일 기준 5.96달러로 비슷한 5~6달러 수준을 맴돈다.

천연가스 가격 변동성이 커진 이유는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안보가 또다시 위협받고 있어서다. 올해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던 이유는 공급과 수급의 불일치 때문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일으킨 후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관을 끊어버리자 유럽 국가들은 다른 국가로부터 더 비싼 가격을 주고 천연가스를 사 와야만 했다. 다행히 예년보다 따듯한 유럽의 초겨울 날씨와 유럽 국가들이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천연가스 재고를 95% 넘게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스 가격은 하향 안정세를 찾았다. 문제는 내년이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천연가스 수급 우려는 다시 부각되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부터 시작된 노드 스트림 1공급 중단 상태가 지속된다면 유럽은 올해보다 50bcm(약 4억t) 이상 추가로 LNG 등을 통해 수입해야 한다"며 "미국, 노르웨이 등 LNG(탱커선을 통한 천연가스 수송) 수출국들도 한계에 다다른 상태로 올해보다 천연가스 수입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상승을 더 부추길 변수도 많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나머지 가스 공급관도 모두 끊어버리겠다고 위협을 가하고 있어서다.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가스 공급망 6개 중 현재 남은 가스관은 튀르크스트림 경유관과 우크라이나 경유관이다. 오재영 연구원은 "천연가스 가격 추이를 살펴볼 때 천연가스 공급량이 10bcm(8000만t)정도 줄어들 경우 13유로 내외의 천연가스 가격 상승 압력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 해제 시점도 변수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과 경기 둔화로 지난해 천연가스 수요가 20% 정도 감소했다. 이 덕분에 유럽이 천연가스 재고 확보를 수월하게 할 수 있었지만, 내년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유럽의 천연가스 확보는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유럽 천연가스 상승 영향을 받아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도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은 재고율과 대체 관계에 있는 석탄 가격 영향을 많이 받는다. 현재 미국 천연가스 재고는 수출이 늘면서 낮게 형성돼 있으며, 석탄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스 재고는 과거 5년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라며 "타이트한 수급 속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2023년 1분기에도 빈번한 가격 상승 시도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격 상승 전망이 확대되자 국내 투자자들은 상장지수증권(ETN) 상품을 통해 수익률 올리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최근 10거래일 동안 개인의 ETN 순매수 상위종목을 보면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 상품을 가장 많이 샀다. 총 146억원 규모다. 이 ETN은 뉴욕상업거래소에 상장된 천연가스 선물 움직임의 2배를 수익으로 추구한다. 이어 TRUE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환 헤지 형)(74억원), 신한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67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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