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단위로 불어난 산업계 손실액…화주단체 안전운임제 철폐 촉구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총파업) 일주일째 지속
각 업종 대표 화주 단체들 안전운임제 품목 확대 반대 뿐 아니라 전면 철폐를 호소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문채석 기자]일주일째 계속되는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총파업)로 산업계 손실액이 조 단위로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각 업종 대표 화주 단체들은 안전운임제 품목 확대 반대 뿐 아니라 전면 철폐를 호소하고 있다.

30일 한국무역협회가 각 화주 단체들과 함께 진행한 화물연대 총파업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수 조원의 직접적 경제 손실을 야기하고 있는 총파업의 즉각 중단 뿐 아니라 안전운임제 철폐를 촉구했다. 무엇보다 화주 단체들은 기존의 안전운임제 제도가 전혀 도입취지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로, 과적, 과속 운행 개선 등 도입취지와 무관하게 지속적인 운임인상 수단으로 전락했으며 다양한 시장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어 제도의 개선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시멘트업계는 공정한 안전운임위원회 구성과 원가조사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 안전운임위원회(화주 3, 차주 3, 운송사 3, 공익위원 4) 구성을 서비스 수요자(화주)와 공급자(차주·운송사)의 위원수가 동등하도록 구성하고 공익위원과 정부의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 차주에게 지급하는 안전위탁운임만 유지하고 안전운송운임을 폐지해 운수사업자 간 시장경쟁을 통해 운임이 결정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이창기 한국시멘트협회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안전운임제 적용 대상인 시멘트업계는 제도 시행 이후 지난 3년간 35%의 운반비가 오르는 부담을 감수하고 있다"며 "시장의 참여자 개별 의사가 존중되고 그 합의를 바탕으로 가격이 시장에서 결정되며 그 가격 기능이 순기능을 하게 되는 제도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멘트업계는 이번 총파업으로 출하량이 평일 기준 10% 미만에 불과해 일 180억여원의 매출손실이 발생되고 있다고 추산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자동차’ 안전운임제 적용에 노골적인 반대 의견을 냈다. 노동 경직성과 각종 규제 등으로 자동차의 생산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 수출의 직간접 비용상승은 국내 생산 및 수출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매년 임금·단체 협상으로 파업이 잦은 자동차 업계에 안전운임제가 또 다른 파업 빌미를 제공해 부품업계로까지 피해 확산을 야기할 수 있다. 자동차업계는 이번 파업으로 인해 인건비, 임시치장장 운영비 등 하루 약 4억의 부담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철강협회 역시 철강재에 안전운임제 적용이 어렵다는 점을 적극 주장했다. 철강제품을 제조하는 대기업보다 이를 유통하고 가공하는 중견중소 또는영세 기업의 물류비용이 훨씬 더 큰 만큼 안전운임제 적용에 따른 물류비 상승 부담은 중소·영세 철강 가공업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철강은 기업규모, 운송단위(5~25t), 상하차 용이성 등 운송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물류특성)이 다양해 최소 10개 이상의 품목으로 나눠져 표준화가 어렵다는 점도 안전운임제 적용이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허대영 한국철강협회 본부장은 "국내 철강업계가 이번 파업으로 인해 겪고 있는 출하차질은 총 60만t, 금액은 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철강은 기초소재이기 때문에 철강제품의 출하 차질은 연관 산업인 건설,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산업의 생산 차질로 확산될 우려가 있는데, 특히 지난 9월의 태풍 피해를 수습하고 있는 상황에서 운송거부까지 벌어지고 있어 철강업계의 우려가 더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와 대한석유협회는 지난 28일부터 발생하고 있는 출하 차질이 주말부터 가동률 감축 또는 설비 가동 정지로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파업중단을 촉구했다. 업계 일 평균 출하량 7만4000t(약 970억원)의 약 30% 수준만 출하되고 있어 일 평균 피해액은 68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게다가 최근 업황 부진으로 80% 수준의 공장 가동만 되고 있는 상황이라 추가 가동률 조절이 어려워 전면 출하 중단시 생산 공장 가동 정지가 불가피하다. 김평중 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수출은 주로 컨테이너를 이용해서 하고 있는데, 컨테이너 기사들이 출하를 하지 않고, 모든 항만도 막혀 있다"며 "수출이 정상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상황인데, 지속될경우 공장가동까지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한국사료협회도 화물연대의 총파업 장기화시 가축 아사 등 피해를 우려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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