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틀면 전투기 소리” 28만원짜리 카타르 숙소 불만 속출

외신 “허름한 컨테이너와 카라반에서 생활해야”
팬 빌리지 가는 길 비포장 도로 … “침대는 돌처럼 단단”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언론에 공개된 팬 빌리지의 외관.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문화영 인턴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한 가운데 카타르가 마련한 숙박시설 '팬 빌리지'에 대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영국 BBC는 20일(한국시간) 팬 빌리지에 숙박하는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목소리를 담은 숙소 리뷰를 담아 보도했다. '팬 빌리지'는 카타르가 월드컵을 앞두고 관광객 120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약 2만600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만든 숙박 시설이다. 하루 숙박비는 175파운드로 약 28만원이다. 카타르 월드컵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내부에는 2인용 침구와 냉장고, 커피 제조기 등이 있다.

그러나 팬 빌리지에 숙박한 사람들은 흡사 '난민촌'을 연상케 한다고 말한다. 모래가 깔린 바닥 위에 허름한 컨테이너와 카라반들이 있으며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입실해야만 했다는 것이 관광객들의 입장이다. 대회조직위원회가 공개한 일부 팬 빌리지는 그나마 쾌적한 환경이었지만, 대부분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시설이 빈약했다.

빌리지를 향하는 길도 열악하다는 리뷰가 달렸다. 매체는 포장되지 않은 도로로 구불구불했고 건설용 크레인이 주변에 있다고 보도했다. 내부 역시 두꺼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텐트 안에 싱글 침대 2개와 램프가 올려져 있는 침실용 탁자가 전부며 선풍기도 하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영국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팬 빌리지가 월드컵 개막 48시간을 남긴 시점까지 열악한 모습이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아흐마드 빈 알리 경기장 인근 팬 빌리지엔 트럭과 굴착기가 놓여있어 공사가 채 마무리되지 않은 듯 거대한 구멍과 모래도 있었다. 실제로 팬 빌리지 중 '프리존' 구역은 21일까지도 30%가 완공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한 관광객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숙소 안에 있는 에어컨은 잘 작동하지 않아 낮에도 실내 온도가 27도에 이른다"며 "에어컨을 틀면 전투기가 이륙하는 것처럼 시끄러운 소리가 나 밤에는 켜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광객 역시 "침대가 돌처럼 단단해서 바닥에 자는 게 나은 수준"이라며 "10일 동안 여기에 있어야 하는 현실이 악몽 같다"고 밝혔다.

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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