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진기자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국내 최대 게임 축제 ‘지스타 2022’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3년 만의 정상개최에 전시장은 게이머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국내 게임사는 모바일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플랫과 장르의 신작을 선보이며 화답했다. 하지만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한 관객과의 소통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21일 지스타조직위원회(조직위)는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4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지스타에 약 18만4000여명이 전시장에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올해 관람객 수는 역대 최대 관람객을 기록한 지난 2019년(24만4309명)에는 미치지 못한 규모로, 이태원 참사로 인해 철저한 안전관리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오프라인 행사 운영 시간과 동일하게 운영된 ‘지스타TV’ 온라인 방송은 개막일인 17일 21만6661명의 고유시청자(UV)를 시작으로 18일 19만5839명, 19일 29만7451명, 20일 26만명(추정치)으로 약 97만여명이 지스타를 즐겼다.
벡스코 제2전시장 1층에 마련된 BTB관은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진행됐으며 유료 바이어가 1일차 1748명, 2일차 405명, 3일차 60명이 등록해 전년 대비 약 60% 늘어난 2213명(2021년 1367명)을 기록했다.
44개 세션(키노트 4개, 일반 40개, 4트랙)으로 진행된 지스타 컨퍼런스(G-CON)는 역대 최고 수준의 연사 라인업을 바탕으로 최대 관람객 수를 갱신했다. 2일간 세션별 참석자 합계는 약 6500명이다.
올해 지스타는 최초로 벡스코 제1전시장뿐만 아니라 제2전시장 3층까지 BTC관이 확대됐다. 넥슨, 넷마블, 위메이드 등 국내 대표 게임사들이 오랜만에 BTC관에 참가하면서 흥행에 불을 지폈다. 올해 주요 게임사들의 관심사는 콘솔게임 등을 통한 플랫폼 다각화였다.
넥슨에는 둘째 날까지 2만3000명이 방문했다. '데이브 더 다이브',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 콘솔 게임에 인파 더 많은 인파가 몰리며, 국내 게임사가 만든 콘솔 게임에 대한 게이머들의 기대감이 드러났다. 크래프톤 부스는 내달 출시 예정인 서바이벌 호러 장르의 콘솔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에 대한 인기가 높아, 시연을 위해서는 2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했다.
네오위즈의 'P의 거짓'에도 긴 줄이 늘어졌다. 특히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인 게임스컴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게이머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일부는 긴 대기 줄에 시연을 못 하자 다음날 또 전시장을 찾기도 했다.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등도 다양한 장르의 PC, 모바일 게임 신작 다수를 선보였다.
서브컬처 장르의 게임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원신과 붕괴로 유명한 중국 게임사 '호요버스' 부스가 인기를 끌었다. 굿즈 구매를 위한 대기줄이 입장 30분 만에 마감됐을 정도다. '승리의 여신: 니케'를 출품한 중국 게임사 '레벨 인피니트' 부스에도 수많은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국에서 수십만명의 게이머들이 함께하는 1년 중 유일한 소통의 장이지만, 정작 국내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한 관련 부처의 역할은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최근 불공정 논란을 일으키며, 게임 이용자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그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게임위는 지스타 기간 방문객이 가장 많이 찾는 제1전시관에서 부스를 운영했다. 게임위는 게임물 등급 기억력 퍼즐과 에코백 제작 등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홍보가 덜 된 탓인지 부스를 찾는 이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지스타 개막 하루 전 열린 ‘2022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인디게임상 시상자로 나온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좀 더 신뢰받는 공공기관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과 대비됐다.
또 지스타 기간 게임 정책과 관련된 세미나와 토론회 등이 이어졌지만 관람객에게는 전혀 홍보되지 않은 점도 개선점으로 남았다. 해당 행사에는 일부 정치권 인사와 전문가들만 참석했고, 정작 변화되는 정책을 가장 가까이 체감할 게이머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다.
메인 스폰서인 위메이드의 주력 사업인 블록체인이 연계 게임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은 국내 규제로 정작 현장에서는 즐겨보지도 못했으며, 국내 게이머들과 관련된 논의의 장이 없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강신철 지스타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지스타의 안전 관리 계획 수립과 현장의 효과적인 실행을 위해 도움을 주신 유관기관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참가기업과 방문객 모두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성공적인 개최, 그리고 안전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며 "향후 안전은 기본이며, 정상화된 지스타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지스타 2023’을 지금부터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