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11월 금통위, 25bp 인상'.. 기대는 금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오는 24일 한국은행의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된 가운데, 21일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25bp(0.25%P)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10월 금통위 직후 빅 스텝(0.50%P)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주춤한 물가 상승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등이 이번 금통위에 반영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대다수인 것. 기준금리 속도 조절에 따라 시장에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쏠린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 줄어들 전망

증권가에서는 한은의 빠른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필요성이 줄었다고 판단했다.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에서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언급이 나왔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물가 상승세도 둔화하는 것이 확인됐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FOMC에서의 50bp 인상 확률은 80.6%까지 상승한 상황이다. 미국이 다음 FOMC에서 올해 다섯 번째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얘기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금통위에서 빅 스텝을 결정한 이유가 달러 강세에 따른 원화 약세에 대한 대응이었다는 점에서 한은의 추가 50bp 인상 명분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수출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은이 지난 8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내년 CPI와 국내총생산(GDP) 전망은 각각 3.7%, 2.1%였다. CPI의 경우 지난 7월 6.3%로, 비교적 이른 시점에 고점을 확인했다. 성장률도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된 만큼, 이를 고려하면 내년 CPI 전망치도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GDP와 CPI 전망이 기존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번 금통위에서의 메시지가 매파적이기는 어려워 보인다"라고 밝혔다.

최근 유동성 경색이 불거지고 있지만, 국내 물가의 정점과 하락 속도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금리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채권시장의 유동성 경색에 대한 우려에 대응해 금융 당국의 지원책이 나왔다는 점에서, 추가 빅 스텝은 부담스럽더라도, 인상 기조를 유지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금통위원들이 공감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대보다는 지켜볼 필요 있어

하지만 기대보다는 관망할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 내다봤다. 기본적으로 한은은 '물가 소방수'라는 점에서 그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재균 연구원은 "한전의 전기료 인상 가능성으로 물가의 하방 경직성이 높으며, 유가가 반등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도 반등하고 있다"며 "특히 한은은 1970년대 연준이 했던 실수 (물가상승에도 경기 침체를 우려를 해 금리를 인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금통위에서는 25bp를 인상하더라도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 시 발언은 매파적일 것이라고 예견했다.

김지만 연구원은 "물가 우려가 줄었다고 해도 5%대의 물가는 안심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7월 이후 4%대로 높아진 기대인플레이션도 내려오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기대가 지나치면 물가에 대한 언급들이 매파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니, 금리 하락을 좇기보다는 여유로운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