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돗물, 수돗물 유충 이어 이번엔 부취제 악취

인천 서구 지역에서 사고 잇따라 곤혹
부취제는 3~4시간 후 대기 중으로 사라져

부취제 누출 사고 현장.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서 부취제가 누출돼 악취로 민원 수백건이 폭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17일 인천시 서구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 내 음폐수바이오가스화 시설에서 액체 성분의 부취제 30ℓ가량이 누출됐다. 부취제는 환경오염을 일으키거나 인체에 유해한 물질 또는 폭발성 물질의 유출 여부를 냄새로 감지할 수 있도록 첨가하는 물질로, 가스 냄새 또는 계란 썩은 냄새가 난다. 부취제는 3~4시간 후면 대기 중으로 사라지기 때문에 소량 유출 때는 인체에 무해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장시간 고농도로 노출될 경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부취제 누출 직후 검암동·경서동·당하동 등 인천시 서구는 물론이고 인근의 계양구, 경기 김포시와 서울 강서구에서까지 악취가 감지됐다. 이 때문에 지역 맘 카페 등에는 "냄새 때문에 어지럼증과 두통이 생긴다" "외부에서 나는 냄새인 줄 모르고 환기를 시켰다"는 등 불안과 걱정이 가득한 글이 올라왔다. 더군다나 부취제 누출 지역에는 안전 문자가 바로 발송되지 않아 시민들의 불만의 소리가 높았다.

인천시 서구는 오후 5시 54분께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해 수도권매립지 내 부취제 누출 상황을 알린 후 추가 누출이 없도록 조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누출 사고 이후 흡착포와 토사를 활용해 방재작업을 진행했으며, 이후 탈취제를 뿌리고 물청소를 했다. 매립지공사 관계자는 "부취제 관련 설비 철거 작업 중에 누액이 발생했다"며 "소방당국 현장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볼 때 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취제 누출이 발생한 인천 서구 지역은 2019년 '붉은 수돗물' 사건으로 불편을 겪었던 곳이다. 당시 두 달 넘게 붉은 수돗물(적수)이 나오면서 일부 주민들은 설거지나 샤워를 제대로 하지 못했으며, 학교 급식이 중단되고 자영업자들도 큰 피해를 보았다. 이어 2020년에 같은 지역에서 공촌정수장 활성탄 여과지에 날벌레가 알을 낳으면서 발생한 깔따구 유충이 수돗물에서 발견되는 '수돗물 유충'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부취제가 원인인 악취 문제는 과거 부산에서도 발생했다. 2016년 7월 부산 지역에서는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256건이 접수됐으나 정부는 악취 발생 후 엿새가 지나서야 합동조사단을 꾸리고 즉각적인 원인 규명이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은 '가스가 누출된 것 아니냐'며 공포에 떨었다. 이후 합동조사단은 8일간 조사를 진행한 후 "도시가스 등에 주입되는 부취제나 부취제를 포함한 폐기물이 차량 이동 중 누출된 것으로 판단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으나 누출 경로나 누출 차량은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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