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은 총성 없는 햄버거 전쟁 중

bhc그룹 슈퍼두퍼, 오픈 2주 만에 버거 2만개 팔려
14만원 고가에도 불티…고든램지버거, 월 매출 10억
2020년 철수했던 파파이스, 강남역에 다시 지점낼 듯
한화그룹, 내년 상반기 중 파이브 가이즈 열 준비 중

오픈 첫날인 지난 1일 슈퍼두퍼 강남점에 입장하기 위해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bhc그룹

[아시아경제 문혜원 기자] 젊은 고객층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국내 버거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신논현역에 문을 연 bhc그룹의 ‘슈퍼두퍼’는 개점 2주 만에 버거 제품이 2만개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개점 당일인 1일 하루에만 고객 1200여명이 몰렸고, 이날 공식 첫 번째 대기 고객은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 직장에 반차를 내기도 했다.

바로 맞은편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SPC그룹 쉐이크쉑은 최근 SPL 제빵공장 끼임 사고로 인한 불매운동 여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로서 선두를 지키고 있다.

쉐이크쉑은 2016년 SPC그룹이 국내에 들여온 브랜드로, 이때부터 국내 버거 시장에 프리미엄 수제 버거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전국 23개 지점이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돼 다른 프랜차이즈보다 출점 속도는 느리지만, 미국 현지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들을 선보이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 1월 강남권인 서울시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문을 연 수제버거 전문 레스토랑 ‘고든램지 버거’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 메뉴 ‘헬스키친 버거’의 가격은 3만1000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비싼 편에 속하며 ‘1966버거’는 무려 14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매장 오픈 직후부터 현재까지 예약 고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기준 고든램지버거 월평균 매출은 10억원, 누적 방문자 수는 20만명, 1966버거의 누적 판매량은 1만개에 달한다.

2020년 국내 사업에서 철수했던 파파이스는 이르면 이달 말 강남역에 다시 지점을 내고 한국 사업 재진출을 예고하고 있고, 한화그룹도 내년 상반기 미국 3대 버거 브랜드 중 하나인 ‘파이브 가이즈’ 서울 강남권에 내놓을 예정인 만큼 이 지역에서의 국내 버거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모든 버거 브랜드들이 성공한 건 아니다. 대우산업개발이 지난 5월 신논현역 역세권에 야심차게 열었던 ‘굿스터프이터리 버거’는 지난달 말 론칭 5개월 만에 영업을 철수했다. 1만원대의 높은 가격에 비해 국내 소비자들의 까다로워진 입맛을 충족하긴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때문에 업계에서는 앞으로 시장 전체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일각에선 이런 과열 양상은 치킨게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강남역 부근은 유동 인구가 특히 많은 곳으로 ‘노른자 지역’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이제는 하나의 고급 음식으로 인식된 프리미엄 버거를 판매하기엔 최적의 입지”라면서 “다만 시장이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는 만큼 각 브랜드가 높은 가격에 걸맞은 품질과 풍부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해 각각의 경쟁력을 키워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은 2015년 2조3038억원에서 2020년 2조9636억원으로 28.6% 성장해 지난해엔 4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되며 내년에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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