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취재본부 박진형기자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 광주광역시 서구 주민 A씨는 친구 B씨와 최근 입소문이 돌고 있는 남구 스트리트 푸드 존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집을 나섰다. 운영시간을 찾아보니 오전 11시부터였다. 오후 일정이 있어 이른 점심을 먹기 위해 오전 11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지만 결국 스트리트 푸드 존이 아닌 인근 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문을 연 점포가 손에 꼽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광주 남구가 야심 차게 추진한 남구청사 앞 '스트리트 푸드존'이 개장 두 달도 채 못 돼 방문객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앉을 자리가 없는 건 둘째치더라도 정해진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이지만 실제로는 점포마다 영업시간이 제각각이어서 고객들은 허탕 치고 돌아가기도 한다는 것이다.
21일 오전 11시 광주 남구 백운광장 스트리트 푸드존.
이곳에 있는 40개 점포는 약속대로라면 현재 음식과 물건들을 팔 준비를 마치고 정상 영업을 개시해야 해는 시간이다.
남구가 지원해 주는 이곳 점포들의 업주들은 계약할 당시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하기로 약속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도와 잔디밭을 마주 보며 줄지어 늘어선 점포 중 상당수가 인기척 없이 불이 꺼져 있어 마치 창고를 보는 듯 했다.
일부 가게 유리문에는 휴업임을 안내하는 종이가 붙어있기도 했으며 '지금 젤리 만드는 중입니다', '외출 중입니다, '4시 오픈' 등 저마다 사정을 알리는 메모들이 푸드존에서 판매하는 각양각색의 음식만큼이나 다양했다.
총 40개 점포 중 절반가량이 이렇게 '늦잠'을 자고 있었다. 문을 활짝 열고 조명을 켠 몇몇 가게가 되레 이상해 보일 정도였다.
문은 열었지만 재료를 손질하거나 튀김기에 식용유를 붓고 바닥을 빗자루로 쓰는 등 이제서야 영업 준비를 하는 곳도 있었다.
한 점주는 "지금 세팅 중이긴 한데 판매하려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며 "그래도 낮 12시 전에는 가능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 것일까. 오픈 효과라고는 하지만 개장 후 며칠 동안 북적였던 모습과는 사뭇 대비됐다. 이곳을 찾은 몇 명 안된 시민들마저도 힐끗 한 번 보고 지나치기 일쑤였다.
점포마다 영업시간이 제각각 운영되면서 고객들의 다양한 기호와 입맛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시민은 "아침 일찍 일어나 밤늦게 문 닫아도 풀칠하기 어려운 자영업자들이 많은데, 고객과의 기본적인 약속인 영업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분명히 시장에서 외면받게 될 것"이라고 쓴소리를 냈다.
남구 관계자는 "점주들에게 영업시간을 잘 지키라고 교육 및 계도하고 있다"며 "앞으로 잘 지켜질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병내 남구청장의 역점 사업이기도 한 '스트리트 푸드존'은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추진됐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