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두산 '김유성 철회' 트럭 시위 시작…잠실야구장 간다

"지명 철회, 현명한 결단 촉구"
김유성 학폭 논란…NC서 지명 철회도

두산 베어스 팬들이 4일 김유성 지명 철회 촉구 '트럭 시위'를 본격화한다. 트럭 시위는 서울 동대문구 두산 타워, 잠실야구장 등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독자제공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유성 지명 철회 운동을,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두산 베어스가 지명한 김유성을 철회하라는 트럭 시위가 4일 시작한다. 김유성은 '학교 폭력 전력'(학폭)으로 재판을 받는 등 논란을 일으켜 NC 다이노스가 2020년 8월 이미 지명을 철회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15일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은 김유성을 지명했고, 팬들은 학폭 가해자라는 이유로 현재 강력하게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트럭 시위를 준비하는 한 두산 팬은 아시아경제에 "(오늘부터) 동대문 두산타워, 분당 두산타워, 잠실 야구장 부근에서 트럭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트럭 시위는 트럭에 디지털 전광판을 부착하고, 사측에 원하는 것을 촉구하는 시위다. 트럭이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시위 내용이 공론화되기가 쉽다는 특징이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브랜드 이미지 하락 우려가 있을 수 있다.

두산 팬들이 이날 공개한 트럭을 보면, 트럭 전면부에는 '학교폭력 OUT', '두산 베어스 학교폭력 가해자, 지명철회 요구시위'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측면에는 '두산 베어스는 팬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두산베어스' 등이 프린팅되어있다. 이어 트럭 후면에는 학교폭력 가해자 지명 철회를 원하는 두산 베어스 팬 일동'이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트럭 시위는 4일 오전 11시 서울 동대문 두산 타워를 시작으로, 분당 두산 타워, 5일 잠실야구장, 7일 동대문 두산 타워와 잠실 야구장 (두산 vs 삼성) 등 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김유성 지명 철회 트럭 시위 후면부. '학교 폭력 가해자 지명 철회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사진=독자제공

팬들은 여전히 김유성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두산의 한 30대 후반 팬은 "클린 베어스를 표방하고 있는 KBO의 결단을 원한다"면서 "야구가 중계될 때 괴로울 수밖에 없는 피해자를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20대 두산 팬은 "다른 구단에서 지명을 철회한 선수라면 문제가 심각한 것 아니냐"면서 "무엇보다 피해자랑 합의도 실패했다. 두산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팬들의 비판은 능력이 뛰어나면 도덕성에 문제가 있어도 선수 기용을 할 수 있다는 두산 태도에 쓴 소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 팬들은 트럭 시위에 앞서 "학교폭력 2차 가해자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는 학폭을 지지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근조 화환을 두산 베어스 측에 보낸 바 있다.

NC 다이노스에 1차 지명됐을 당시 김유성의 모습. 사진=NC 제공

앞서 김유성은 김해고 3학년이었던 2020년 연고 지역 구단 NC에 1차 지명됐다. 그러나 지명 이후 피해자 측이 온라인을 통해 김유성 학폭 의혹을 공론화했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김유성은 2017년 교내 학교폭력위원회로 회부돼 5일의 출석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어 2018년 1월에는 창원지방법원으로부터 화해 권고 결정을 받았지만, 피해자 측과 합의하지 못해 20시간의 심리치료 수강, 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이렇게 학폭 가해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은 거센 비난을 쏟아냈고 NC는 결국 지명을 철회했다.

이후 김유성은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 고려대 진학을 선택했지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출전 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아 지난해에는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 김태룡 단장은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직후 취재진과 만나 학교 폭력 전력이 있는 김유성 지명 배경에 "고민을 많이 했다. 일단 선수 본인이 반성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는 않았다. 지명했으니까 앞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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