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차량 속도 올라'…달리던 전기택시, '연쇄 추돌사고' 당시 블랙박스 보니

1일 전남 순천시 조례동의 교차로에서 한 전기택시가 맞은편의 차량과 충돌해 연쇄 추돌 사고로 이어졌다. 사진은 2일 서울역 택시 승강장 자료 사진으로 기사 내용 중 특정한 표현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전남에서 한 전기택시가 맞은편의 차량과 충돌해 연쇄 추돌 사고로 이어졌다. 운전자는 사고 원인이 차량의 급발진 현상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2일 전남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10분쯤 순천시 조례동의 한 교차로에서 60대 운전자 A씨가 몰던 전기택시가 반대편 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차량을 들이박았다. 이후 다른 차량과도 추돌하는 사고를 낸 택시는 충격 여파로 뒤집히고 나서야 멈춰 섰다.

이 사고로 A씨와 택시 승객을 비롯해 다른 차량 운전자 등 3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경상 환자로 분류돼 치료받았다. 또한 추돌로 인한 직간접적 영향으로 총 13대의 차량이 물적 피해를 봤다.

이후 조사에서 A씨는 "차량 급발진으로 인한 사고"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확인한 택시 내부 블랙박스 영상에는 교차로 근처에서 갑자기 차량 속도가 오르고 당황하는 듯한 A씨의 음성이 담겼다고 한다.

경찰은 교차로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과 자동차 사고기록장치(EDR) 자료를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또한 필요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도 의뢰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기차 급발진 사고도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동차리콜센터 급발진 신고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급발진 신고 건수는 총 201건이었다.

자동차 유종별로 살펴보면 경유 차량 72건, 휘발유 65건, LPG 25건, 전기 20건, 하이브리드 19건 순이었다. 특히 전기차 급발진 사고 신고 건수는 2019년 4건에 불과했지만 이후 전기차 보급이 증가하면서 2021년 8건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는 국토부에서 운영하는 자동차의 제작결함조사 제도로 급발진 차량에 대해 지속해서 전수 조사를 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 급발진 사고의 피해자는 자동차 리콜제도를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

하지만 200여건의 급발진 피해 신고 가운데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으로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국토부와 교통안전공단은 여전히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리콜센터에 신고접수 후 입증 과정이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입증 책임이 제조사 측에 없어 실제 소비자 구제로까지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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