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두 달째 감소…반도체, 13년8개월만 최대폭 줄어(상보)

8월 산업활동동향

[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최근 두 달 연속 전(全)산업 생산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경제의 떠받치는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1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생산이 위축되면서 경기회복 흐름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7.4(2015년=100)로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 7월 감소 전환(-0.3%)한 뒤 두 달 연속 줄었다. 서비스업(1.5%)은 늘었지만,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1.8%) 및 공공행정(-9.3%)이 줄어든 영향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매판매와 설비투자 등 내수와 서비스업 생산이 호조를 보였지만, 수출과 광공업 생산이 다소 부진하면서 지난달에 이어 경기회복 및 개선 흐름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 7월(-1.3%)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했는데, 특히 반도체 생산이 14.2% 줄었다. 감소폭은 2008년 12월(-17.5%) 이후 13년 8개월 만에 가장 컸다. 반도체는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2.2%), 4월(-3.6%), 5월(-1.8%) 석 달 연속 마이너스 생산을 기록한 후 6월(4.2%) 반등하는 듯 했으나 7월(-3.5%) 다시 감소 전환, 지난달에는 그 폭이 대폭 확대됐다. 반도체 생산은 전년 동월비로도 위축(-1.7%)됐는데, 전년에 비해 생산이 꺾인 것 역시 2018년 1월(-1.7%) 이후 4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중국의 봉쇄조치 여파로 수출이 정체된 데다 주요국 긴축에 따른 세계경제 둔화 우려로 IT 수요가 둔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공공행정 생산이 줄어든 것은 지난달 코로나19 유행세가 주춤하면서 관련 백신 구입 지출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22.9(2015년=100)로 4.3% 늘었다. 지난 3월(-0.7%)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다 지난달 반등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음식료품 수요가 늘었고, 공급 차질을 빚던 수입차 등이 일부 해소되면서 승용차 판매가 늘었다. 어 심의관은 "소비 전체로는 개선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8.8% 늘고 건설기성도 5.0%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3으로 전월보다 0.5포인트 올랐지만,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3으로 0.2포인트 하락했다.

어 심의관은 "내수와 서비스업 중심으로 경기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개 양상이 불확실하고 중국 봉쇄 조치 지속, 글로벌 긴축전환 가속화에 따른 금융 여건 악화 등 하방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경제 둔화 가능성도 나오고 이어 우리나라의 수출 약화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여전히 향후 경기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은 크다"고 덧붙였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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