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현기자
올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던 배달 플랫폼 시장이 다시 회복하고 있다. 거리두기 해제의 여파로 외식 수요가 폭발하면서 감소했던 배달 앱 사용자가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달 폭염과 장마 등으로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음식을 찾는 이들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 시장을 이끄는 1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배민)은 쿠팡이츠와의 ‘단건배달’ 경쟁에서 승기를 잡고 사용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안드로이드와 아이폰(iOS) 스마트폰 기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카테고리 사용자 수(MAU)는 2498만 명을 기록했다. 그동안 코로나19 재유행 등에도 2300만 명대를 맴돌던 사용자가 2500만 명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면서 국민 절반이 배달 앱을 사용하는 셈이 됐다.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점도 눈에 띈다. 7월에는 전월 대비 23만 명이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엔 한 달 만에 137만 명이 늘었다.
배달 앱 시장이 다시 성장 곡선을 그리게 된 데는 계절적 요인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에도 전월 대비 배민서 74만 명, 요기요와 쿠팡이츠에선 각각 20만 명 수준의 사용자가 증가한 바 있다. 업계에선 특히 배민의 성장 전략이 시장에서 주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 배민과 요기요, 쿠팡이츠의 사용자는 각각 2152만 명, 766만 명, 434만 명을 기록했다. 전월에 비해 배민에서만 131만 명이 증가하며 역대 최대 월간 사용자를 기록했다. 요기요는 5만8000명, 쿠팡이츠는 15만3000명이 늘며 선전했지만 배민의 증가세와 비교하기는 힘들다. 배달 앱은 중복 사용자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도 사실상 최근의 성장을 배민이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민은 올해 들어 5월까지 지난해 말 대비 80만 명 사용자가 감소하며 거리두기 해제의 영향을 받았지만 6월 이후 점차 회복세를 보이다 이제는 그동안의 감소분을 회복하는 것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거리두기 해제를 비롯해 물가 상승, 배달비 인상 등 배달 플랫폼 사용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들의 영향이 희석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배민은 사용자 확대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의 사용자 증가세를 보면 지난해부터 ‘배민1’을 내세워 쿠팡이츠와 펼쳤던 단건배달 경쟁에선 이미 우위를 점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배민은 내달 충청북도 청주시, 전라북도 전주시, 전라북도 완주군, 경상남도 창원시, 경상남도 김해시 등으로 배민1 서비스 지역을 넓히기로 했다. 수도권과 광역시에 이어 주요 시군까지 포함하는 전국 서비스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민이 크게 앞서가고 있지만 배달 주문이 다시 늘고 있고 선택적으로 배달 앱을 이용하는 ‘멀티호밍’ 사용자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을 잡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