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훈기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강(强)달러 현상으로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국 등 아시아 지역 신흥국의 보유 외환이 급감, 각국의 환율 방어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13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인도의 외환보유고는 올해 들어 810억달러(약 111조원) 감소했다. 이외에도 태국(320억달러), 한국(270억달러), 인도네시아(130억달러), 말레이시아(90억달러) 등의 외환보유고가 감소세를 나타냈다.
블룸버그 통신이 자체 집계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환보유고 감소 비율은 태국이 가장 컸으며, 말레이시아와 인도가 그 뒤를 이었다.
스탠타드차타드에 따르면 각국이 외환보유고만으로 해외 수입대금을 충당할 수 있는 기간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짧은 약 7개월(중국 제외)로 줄어들었다. 지난 2020년 8월엔 16개월, 올해 초엔 10개월이었는데 이보다 더 감소한 셈이다. 국가별로 보면 인도는 외환보유고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입대금이 9개월 치로 나타났으며 필리핀은 8개월 치, 한국은 7개월 치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디브야 데베시 스탠다드차타드 아세안·남아시아 환율 분석 책임자는 "(신흥국들의 외환보유고 감소로) 중앙은행의 환율 방어를 위한 시장개입이 앞으로 훨씬 더 제한적으로 될 수 있다"면서 "향후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 중앙은행의 개입도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달러화 매각에서 매입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강달러 현상으로 인한 달러 외 다른 외화의 가치하락이 외환보유고 감소로 이어진 면도 있다면서, 신흥국들의 실제 상황이 이전 여러 위기 때보다는 상대적으로 좋은 상황을 보이고 있단 평가도 있다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