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완기자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추석 연휴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가족들과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에 조심해야 할 말 세 가지를 꼽았다.
신 교수는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첫 명절인 이번 추석에 (가족 간에 말로 상처 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자"면서 "추석에 조심해야 할 말 세 가지를 짚어보겠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가장 듣기 싫은 말 1위로 '앞으로 계획이 뭐니?'를 꼽으며 "관심의 최절정으로 모든 말을 다 포괄하는 말"이라며 "어느 학교, 어느 직장 갈 거냐는 질문도 '계획이 뭐냐'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계획이 뭔지 진짜 궁금하다면 평소에 관심이 있다면 다 알 것"이라며 "진짜 그 사람이 걱정되면 신중한 말투로 하는데, 그건 다 알아듣는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런 말들은 대체로 건성으로 한다. 사실 궁금해하는 것 같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조카가 삼촌한테 '취업 언제 하실 거예요', '노후 준비하셨어요?', '연봉 어느 정도 받으세요?', '은퇴 이후에 뭐 할 건지 다 계획 세웠어요?'라고는 안 물을 것"이라며 "(앞으로 뭘 할 계획이냐는 말은) 어른이니까 관심을 표현하고 관계를 좀 더 부드럽고 좋게 하기 위한 얘기지만 세련되지 못한 방법이다"고 꼬집었다.
신 교수는 2, 3위로 각각 '나 때는 말이야'와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를 꼽았다. 그는 "모두 오랜만에 보는 가족들을 향한 관심의 밀도를 보여주는 말들인데, 정작 듣는 사람은 '왜 저러지'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외모를 비롯한 각종 비교나 평가를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 교수는 "('예쁘다', '살 빠졌다'는 말도) 뭔가를 평가했다는 것으로 대상이 된 사람이 불쾌할 수 있다"면서 "다만 성장기 아이들에게 '많이 컸다'는 표현은 괜찮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 교수는 추석에 가족끼리 나누기 적절한 대화도 소개했다. 신 교수는 "요새 신조어가 많은데 어르신들이 신조어 잘 모른다"며 "'이런 말을 언뜻 들은 것 같은데 이게 무슨 뜻인지, 어떤 맥락에서 쓰는 건지 잘 모르겠다. 알려 달라' 이렇게 얘기하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런 쪽으로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아니'라는 말 대신 '맞아, 그럴 수도 있겠네'라는 긍정의 말로 대화를 이끌어가면 대화가 훨씬 부드러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