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오르는 예금금리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예금금리 상승이 대출금리 밀어올리는 구조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예적금에 들 여유가 없어

시중은행 "결국 대출받은 사람들만 손해 보게 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카카오뱅크 파킹통장 '세이프박스' 0.2%p 인상' 'KB국민은행, 예·적금 금리 최고 0.4%p 인상' '우리은행 예·적금 금리 최대 0.5%p 인상'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 연 3.5%로 인상' 'BNK부산은행 예·적금 금리 0.40%p 인상'….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이달까지 시중은행, 인터넷은행, 지방은행 가릴 것 없이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인상 행렬에 가담했다.

가파르게 오르는 금리 영향과 주식,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시장이 부진해진 탓에,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새로 유입된 정기 예·적금 규모는 67조6442억원(690조366억원→757조6808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예·적금 금리 인상이 대출금리를 밀어올리는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예적금에 들 여유가 없기 때문에, 예적금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가 오르면 대출받은 사람들만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배경은 있다. 예적금 금리가 올라간 영향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 산출 근거가 되는 코픽스(COFIX)에 고스란히 충격으로 전가되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 코픽스도 뛰는 구조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들어서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대금리)가 벌어진다는 이유로 비난이 거세지자 은행들이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마다 은행들도 예·적금 금리를 즉각 올렸다.

정리하면 올해 내내 '기준금리 인상 → 예적금 금리 상승 → 코픽스 상승 → 대출금리 상승' 이라는 쳇바퀴가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금리흐름을 봐도 알 수 있다. 한은은 1월 14일(0.25%포인트(p)), 4월 14일(0.25%p), 5월 26일(0.25%p), 7월 15일(0.5%p)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은행들은 이 때마다 예적금 금리를 최대 0.5%p 올렸다. 코픽스는 특히 기준금리가 집중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이후인 4월부터 7월까진 코픽스는 총 1.18%p가 뛰어 2.90%가 됐다.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6개월마다 갱신되는데 코픽스 상승분만큼 똑같이 오른다. 신규 대출금리 역시 코픽스에 은행마진인 가산금리를 붙여 산정되기 때문에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는 15일 발표하는 8월 기준 코픽스도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아서 이달 중순 이후 대출금리 상승이라는 후폭풍이 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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