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현대차그룹, 7500억 지분교환…미래 모빌리티 혈맹(종합)

차세대 통신 인프라·ICT 포괄적 협력
커넥티비티 포함 MECA 실현
자사주 교환으로 실행력·연속성 제고

현대차그룹이 지난 7월 영국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최초로 공개한 eVTOL(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기체의 내장 콘셉트 모델.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KT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한다고 7일 밝혔다. 커넥티비티 분야에서 차량 기술 고도화하는 것을 포함해 MECA(Mobility service·Electrification·Connectivity·Autonomous)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한다.

KT는 그간 신한금융·CJ 등과의 협력을 통해 금융·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 저변 확대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추진해 왔다. KT는 현대차그룹과의 제휴를 통해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입지를 다지게 됐다.

KT, 현대차그룹과 7500억 지분 맞교환

KT는 7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차그룹과의 향후 협력에 대한 실행력과 연속성을 제고하기 위한 지분 교환 안건을 승인했다. KT와 현대차그룹은 KT 자사주 약 7500억원(7.7%)을 현대차 약 4456억원(지분율 1.04%)·현대모비스 약 3003억원(지분율 1.46%) 규모의 자사주와 교환방식으로 상호 지분을 취득한다.

양측의 자기주식 교환 거래는 상호 주주가 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사업 제휴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협업 실행력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KT와 현대차그룹 모두 지분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로 공시했다.

통신·ICT 포괄 협력…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도

KT와 현대차그룹은 먼저 미래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협력한다. 자율주행 차량에 최적화된 6G 통신 규격을 공동 개발해 차세대 초격차 기술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양측은 실증사업과 선행 공동연구를 통해 대용량의 데이터를 더욱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6G 통신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KT와 현대차그룹은 인공위성 기반의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통신 인프라 마련에도 나선다. KT는 자체 통신위성과 연계해 AAM 운항에 필수적인 관제·통신망 등을 구축하고 현대차그룹은 기체 개발과 버티포트(수직이착륙장) 건설 등의 역할을 맡는다.

장기적인 선행 공동연구뿐만 아니라 기존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사업 제휴 영역도 확장한다. 전국 각지의 KT 유휴 공간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EV 충전 인프라를 확대한다. 높은 접근성은 충전 생태계 조기 구축·확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커넥티드카 시대의 데이터 수요에 맞춰 스트리밍 등 새로운 서비스 개발도 검토한다. 국내 유료 방송 가입자 1위 KT가 보유한 양질의 콘텐츠 수급, 다양한 빅데이터 분석, 차량과 모바일 데이터 연동 등을 통해 고객 경험을 끌어올린다.

데이터·소프트웨어 기반 신사업도 발굴한다. 빅데이터 등 ICT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미래기술펀드 운용을 검토하며, 미래 사업 확장에 필수적인 보안 통신 모듈 분야 기술 협업도 계획하고 있다. 또 KT 미래형 신사옥 등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셔틀 실증 운행 사업도 진행한다. 또 RE100 공동 대응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서도 다각적으로 협력해 나간다.

MECA 시대 선도를 위해 커넥티비티 협력 강화

KT와 현대차그룹은 MECA 실현의 기반인 커넥티비티 분야에서 차량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는 데 중점적으로 협력하기로 뜻을 함께했다. 커넥티비티는 MECA의 핵심 요소로 고품질의 안정적인 통신망이 뒷받침돼야 원활한 기술 운용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유력 통신사와의 제휴, 지분 교류로 관련 기술 확보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KT는 자율주행, AAM 통신 네트워크상의 음영 지역을 보완할 수 있는 통신위성을 포함해 국내 최다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 등 광범위한 고품질 통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대표적인 글로벌 자동차 선도기업으로서 상호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KT와 현대차그룹은 정부 주도의 한국형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 참여를 위해 2020년 9월부터 컨소시엄을 구성해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협력해 왔다. 또한,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의 이사회로 공동 활동하는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를 주축으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한편, 양측은 상호 중장기 관점에서 지속적인 협업뿐만 아니라 핵심역량 교류가 요구되는 미래 신사업과 선행연구 활성화를 위해 ‘사업협력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양 그룹 보유 역량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미래 EV 커넥티드카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친 고객 경험 혁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디지코 사업영역의 확장을 위해 현대차그룹과 전방위적인 협력을 추진하게 되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현대차그룹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리딩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테크 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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