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특화 백신, 추가 접종과 별 차이 없다[과학을읽다]

호주 연구팀 "감염 및 중증화 예방 효과, 미미한 우세"
기존 백신 추가 접종보다 약간 높지만 별 차이 없어
미국 FDA 승인 앞두고 변수 될 수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특화돼 개발, 주요국 승인 및 대규모 보급을 눈앞에 둔 새로운 백신의 효과가 기존 백신 추가 접종과 별다르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 연구팀은 지난달 26일 의학 논문 사전 공유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이런 내용의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지난해 말부터 전 세계적으로 퍼져 주종이 된 후 엄청난 전파력을 보이며 대확산을 재현하고 있다. 특히 델타 변이 등 기존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개발됐던 백신들의 방어력을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드러나 세계 보건 당국과 제약회사들은 기존 백신을 업그레이드한 오미크론 특화 백신 개발과 보급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영국은 지난달 15일 오미크론 특화 백신을 승인해 보급하기 시작했고, 미국 정부도 이번 주 내 승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사 측은 오미크론 특화 백신이 기존 백신 추가 접종보다 더 나은 예방 효과를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월 스티븐 호지 모더나 회장은 자사 개발 특화 백신에 대해 "확실히 우월한 효력을 보인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연구팀의 결론은 다소 달랐다. 연구팀은 특화 백신은 기존 백신 접종 및 감염을 통해 인구 중 절반이 이미 보호력이 생성되면 접종하면 보호율을 90%까지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런데 기존의 백신을

추가 접종해도 보호력이 86%까지 상승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중증화 예방 효과의 차이도 미미했다. 특화 백신 접종은 기존 백신 추가 접종과 비교해 인구 1000명당 8명꼴로 중증화(입원) 환자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의학계에서는 특화 백신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딘 폴만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연구원은 "그 정도의 차이면 특화 백신을 보급할 근거가 충분하다"라면서 "이번 연구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어떤 것이든 일단 백신을 맞으면 좋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존 무어 웨일 코넬 병원 백신 연구원은 "특화 백신은 기존 백신 추가 접종과 비교해 확실시 더 강력한 방어력을 제공해주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면서 "특화 백신의 효과가 더 뛰어날 것이라고 믿는 많은 사람을 감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 여부에 이런 연구 결과가 변수가 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FDA 특화 백신 승인을 자문하고 있는 폴 오핏 필라델피아 어린이 병원 백신 연구원은 "만약 특화 백신이 기존 백신보다 특별히 더 낫지 않다면 왜 그걸 배포해야 하냐"라며 "중증화율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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