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진출 식품기업, 전쟁 난항? 상반기 순항!

오리온 러시아 법인 상반기 매출 전년比 56%↑
롯데제과도 흑자 전환… 현지서 생산·판매 문제없어

러시아 현지 시장에 진열된 오리온 '초코파이'

[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고강도 경제 제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식품업계의 러시아 사업이 우려와는 다르게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오리온 러시아 법인(Orion International Euro LLC)의 상반기 매출액은 7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7%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54.0% 늘어난 116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 전체 법인 중 가장 높은 성장세다.

회사는 지난 4월 진행한 가격인상 효과와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것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주력 브랜드인 초코파이의 신규 라인업이 큰 폭으로 성장했고, ‘크래크잇’, ‘미스터 바게티’ 등 비스킷 신제품도 현지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으며 고성장을 견인했다. 오리온은 하반기도 뜨베리 신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만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신공장에서 초코파이 생산량을 점차 늘려갈 예정이고, 딜러와 거래처 수 확대를 통해 외형을 키우는 데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도 초코파이를 앞세워 러시아 시장에서 순항하고 있다. 롯데제과의 러시아법인(Lotte Confectionery RUS LLC)은 상반기 312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1년 전(223억원)보다 40% 가까이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롯데제과는 러시아 시장에 대한 외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 생산과 판매가 함께 이뤄지고 있는 만큼 경영활동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파이류의 인기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현지에서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인한 기저효과가 더해진 것이 실적 반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선제적 자금 조달을 통해 미래의 불확실성에는 미리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제과는 지난 2분기 유상증자를 통해 120억원 규모의 자금을 러시아 법인에 투입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잠재해 있기 때문에 자금과 원재료 확보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하반기에도 현지 마케팅, 영업 등 경영활동은 정상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에서 판매중인 팔도 '도시락'

도시락루스, 코야 등 현지에 라면 제조·판매 계열사를 두고 있는 팔도도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30%가량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락’ 브랜드가 러시아 용기면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화 맞춤전략이 꾸준히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팔도 관계자는 "최근 실적은 오랜 시간 쌓아온 러시아 내 제품 이미지와 품질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며 "현지 채널 확장을 비롯해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생산설비도 확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지 법인 운영이 아닌 수출을 통해 러시아 사업을 하고 있는 롯데칠성음료는 상반기 관련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한 자리 수 가량 소폭 감소했다. 다만 1분기 제품 수출에 어려움을 겪은 여파로 2분기 이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및 의약품 등의 제품은 수입 금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루블화 가치 안정화와 1990년대부터 수출해 온 밀키스 등 대표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로 인해 올해 상반기 실적은 예년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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