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기자
윙텍 [이미지 출처=윙텍 홈페이지]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중국 4대 스마트폰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윙텍이 대규모 컴퓨터 공장 건설에 착수하면서 앞으로 이곳에서 애플의 맥북을 생산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간 애플 제품의 생산은 대만 업체들이 도맡아 왔기에 중국이 위탁생산 분야에서 대만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윙텍이 중국 원난성 쿤밍시에 42만7000㎡ 크기의 대규모 컴퓨터 공장을 짓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축구장 80개에 달하는 규모다. 웡텍은 공장 건설에만 30억위안(5849억원)을 투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현지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이 곳에서 애플의 맥북이 생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맥북은 전자기기 중에서도 조립 난이도가 높은 제품으로 손꼽혀, 세계 최대의 컴퓨터 ODM 업체인 대만의 퀀타컴퓨터와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 두 곳이 생산을 도맡아 왔다.
니혼게이자이는 "윙텍이 중국의 4대 ODM업체로 이름이 올랐긴 하지만 세계적으로는 아직 인지도가 부족하다"며 이들이 맥북의 위탁생산을 맡을 수 있다는 소식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현재 중국의 제조기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하며 글로벌 대기업들의 공급망을 파고들고 있다. 윙텍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레노버 제품을 위탁 생산하고 있으며, 부품업체 오필름테크놀로지를 인수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성과를 냈다. 니혼게이자이는 윙텍의 목표는 스마트폰 조립 사업을 넘어 반도체, 카메라 모듈 등 수익성 높은 분야로 진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윙텍은 현재 쿤밍시에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다만 미·중 갈등으로 세계 국가들이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있어 중국 제조 기업들의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국에 공급망을 두는 이른바 ‘프렌드쇼어링’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며 "더욱이 반도체 분야는 미국의 대표적인 대중 제재 대상이라 윙텍의 신사업 진출은 되려 경영의 역풍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