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희기자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라 전체 산업 전망이 어둠 속에 갇힌 가운데, 테스트 소켓 산업이 한 줄기 빛처럼 주목받고 있다. 전방산업인 반도체 산업의 전망이 불투명해도 소켓업체들의 경우 샘플용 소켓이 매출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실적 하방경직성이 확보돼 있다. 차량용 반도체·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괄목하는 이유로 꼽힌다.
2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후공정 검사 관련주에서도 소켓 관련주를 최선호주로 꼽고 있다. 반도체 테스트 소켓은 최종 패키지 공정을 마친 반도체의 불량여부를 판단하는 소모성 부품이다. 반도체 후공정 검사 관련주에서는 분야별로 크게 소켓, 소모품, 장비 등이 있는데 소켓의 경우 메모리 업황에 따른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전망도 밝다.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차량용 반도체, AI, IoT, 자율주행 등 다수 산업분야에서의 수요증가로 성장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테스트 소켓시장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한자릿 수 성장을 기록해왔다. 그러다 2017년 이후부터는 데이터센터가 촉발한 반도체 호황으로 23.9%의 상승을 기록, 2019년에는 5세대 이동통신(5G) 도입 초기 효과로 18.7% 등 두자릿수 상승을 이어왔다.
전방산업인 반도체 산업 부진에 따른 영향이 적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소켓 업체들은 신규 칩 개발을 위한 샘플 소켓 매출액이 전체 테스트 소켓 매출의 40~60%를 차지한다. 양산 테스트 소켓 매출이 줄어도 전체 매출 영향은 미미하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 실제로 2019년 반도체 시장은 2017년, 2018년 반도체시장 호황의 기저효과로 전년대비 11.3% 감소했는데, 5G, AI, IoT 등 새로운 분야의 칩 연구 개발 및 양산이 증가해 오히려 테스트소켓 시장은 18.7% 증가했다.
반도체 테스트 소켓 대표 업체로는 리노공업, ISC, 티에스이 등이 꼽힌다. ISC는 이 분야의 글로벌 선두업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기업 400여곳에 납품하고 있다.
박성홍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SC의 비메모리 매출 비중이 66%로 메모리 업황 변동으로 인한 실적변화가 크지 않은데다, 과거에 없었던 서버 CPU향 매출이 증가하면서 올해 비메모리 소켓 매출액은 전년대비 15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리노공업 역시 모바일 외 고부가가치 산업분야의 소켓매출 비중이 커지며 소켓출하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