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래 최저'…국제 유가 하락에 다시 뜨는 '성장주'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올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고공행진하던 국제유가가 6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성장주가 재조명받고 있다. 통상 IT, 바이오 섹터 등은 유가 상승시에 약세를 보여왔으나 다시 유가가 하락하면서다. 다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에서 성장주에 대한 투자는 단기적 전략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 선물 가격은 배럴당 86.5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거래일대비 2.91% 하락한 수준이자 고점대비 약 35% 가량 빠진 것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로 내려온건 지난 2월10일(배럴당 89.88달러) 이 후 6개월만에 처음이다.

국제유가 하락은 수요와 공급 모든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 이란 핵합의 타결 기대감에 이란의 원유시장 복귀로 원유 공급 증가가 예상되면서다. 이에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다시 ‘성장주’가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유가가 주식시장의 업종 성과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해왔는데, 올 상반기 유가가 꾸준히 상승하던 시기 코스피 대비 상대수익률 상위 업종은 조선, 상사, 에너지, 비철 등이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상반기 높은 상대수익률을 기록한 업종들은 하락하고 있는 반면 소프트웨어, 미디어, 디스플레이, IT가전, 반도체 등의 업종이 7월 이후 벤치마크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이후 유가가 정점을 통과한 사례는 여섯 차례였다. 2003년 3월, 2005년 4월, 2008년 7월, 2011년 11월, 2016년 12월, 2018년 6월이다. 해당 시기 코스피 수익률을 앞선 섹터는 헬스케어(8.6%), 산업재(3.9%), 커뮤니케이션(3.3%), IT(3.0%), 필수소비재(0.2%)로 나타났다. 반면 수익률 하위 섹터는 소재(-2.9%), 유틸리티(-2.8%), 에너지(-2.8%), 금융(-1.2%), 경기소비재(-0.1%) 등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장주는 시중금리 안정화 환경에서 나은 수익률을 보이는데, 원재료 가격이 하락할수록 IT 수익률이 상승하기 때문"이라며 "이를 고려했을 때 향후 2~3개월간 성장주와 IT위주 대응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성장주에 대한 투자 전략은 단기적 관점에서만 유효하다고도 덧붙였다. 수요측 유가하락 요인이 더 악화하지 않고, 지정학적 위험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노 연구원은 "성장주 중에서도 과대낙폭 업종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되, 침체 우려는 지정학 위험 재발시 커질 수 있으므로 성장주와 IT 조합은 짧게 대응할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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