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수 연봉만 ‘4억’…‘신의 직장’ 안 부러운 한전공대

한전공대 정교수 연봉 2억…석학교수는 4억
전국 4년제 평균은 1.2억…2배 가까이 차이
4대 과기원보다 높아…연봉 과도하다는 시각도
'적자 늪' 한전이 운영비 조달…1.6조 소요 전망
한전공대 "주요 경력 고려…연봉은 적정 수준"

폭죽 터지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br /> (나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지난 3월 2일 오전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에서 열린 입학식 및 비전 선포식에서 폭죽이 터지고 있다. 이날 첫 신입생을 맞이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은 세계 최초의 에너지 특화 연구·창업 중심 대학으로 학부 400명(학년당 100명), 대학원생 600명 규모의 소수 정예대학으로 운영된다. [공동취재] 2022.3.2 <br /> iso64@yna.co.kr<br /> (끝)<br /> <br /> <br />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 교수 연봉이 전국 4년제 평균치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공대는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로 한국전력이 자금을 출연해 세운 학교다. 설립 취지가 비슷한 다른 대학교보다 연봉이 과도하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한전이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공대 일반 정교수 15명의 평균 연봉은 2억원으로 집계됐다. 총 교원수(48명)의 약 20%(10명)인 석학급 정교수의 평균 연봉은 4억원이었다. 이밖에 부교수(10명)와 조교수(13명) 평균 연봉은 각각 1억5000만원, 1억2000만원이었다. 한전공대는 48명으로 구성된 교수진 연봉에 매년 100억6000만원씩 쓰는 셈이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 교원 직급별 평균 연봉. [사진제공 = 한국전력·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

4년제 평균 연봉 1.2억…한전공대가 2배 높아

한전공대 교수 연봉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4년제 대학교 정교수 평균 연봉은 1억2013만원이다. 국공립 대학교로 범위를 좁히면 정교수 평균 연봉은 1억1442만원으로 전국 평균치보다 약 600만원 적다. 한전공대 일반 정교수 연봉(2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석학급 교수까지 포함하면 한전공대 정교수 평균 연봉(2억8000만원)은 전국 국공립 대학교 평균치보다 약 2.5배 높다.

일각에선 한전공대 연봉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시각도 있다. 한전공대 교수 연봉이 일반 4년제는 물론 설립 취지가 비슷한 학교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한전 산하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KINGS)가 대표적이다. KINGS 정교수 평균 연봉은 1억4405만원으로 한전공대(2억원)보다 약 6000만원 낮았다. 카이스트(KAIST) 등 4대 과학기술원도 교수 평균 연봉은 1억원 초중반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적자 늪' 한전이 운영비 부담…2031년까지 1.6조 투입

문제는 한전공대 운영자금을 '적자 늪'에 빠진 한전이 조달한다는 점이다. 한전공대 설립·운영비는 대부분 한전 등 전력그룹사가 부담한다. 한전은 한전공대 설립·운영비로 2031년까지 1조6112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은 이미 2019년부터 최근까지 한전공대에 15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출연했다.

한전공대 연봉 수준이 ‘졸속 개교’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전공대는 문재인 정부 임기 말인 지난 3월 4층짜리 건물 한 동만 갖춘 채 개교해 무리하게 개교를 추진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학생들은 2025년 정식 기숙사 완공 전까지 임시 리모델링한 골프텔에서 지내야 할 정도다. 익명을 요구한 에너지 관련 학과 교수는 “한전공대가 서둘러 개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양질의 교수진을 갖추기 위해 고연봉을 제시한 것 같다”면서 “학교가 수도권 대학에 비해 외진 곳에 있다는 점도 (연봉 수준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공대 측은 교수 연봉에 대해 “주요 경력을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전공대 관계자는 “에너지 교육·연구 혁신을 주도할 세계적 수준의 교수진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이를 고려해 적정 수준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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