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미기자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자영업자 킬러'라고 불리던 유튜버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충북 청주에서 자영업자들을 상대로 영업 방해를 일삼는 유튜브 방송을 해 온 인물이다.
5일 충북 청주흥덕경찰서는 유튜버 A씨(25)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1일 흥덕구의 한 노래연습장을 찾아가 아무런 근거 없이 '불법 영업을 한다'고 말하는 등 영업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구독자 5700여명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청주 시내의 식당가나 노래방을 돌면서 영업을 방해하는 콘셉트의 영상을 찍고 있다. 자영업자를 상대로 구걸하거나 욕설과 반말 등으로 시비를 거는 식이다.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언쟁을 벌이는 모습을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그대로 내보내기도 했다. 영상에서 경찰이 "지구대에 가야 한다"고 하자 A씨는 "밥 다 먹을 때까지 한 시간 기다려라"라며 소리를 질렀다. 또 경찰이 이름을 부르자 A씨는 "왜"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번이 몇 번째냐. 그만해라"라는 경찰의 말은 A씨의 상습적인 영업 방해 행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A씨로 인해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은 적지 않아 보인다. 청주에서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A씨가 가게 내부를 무단으로 촬영하며 영업을 방해했다고 호소했다.
누리꾼은 "제가 쉬는 날이어서 어머니 혼자 영업하고 계셨는데 갑자기 유튜버라는 사람이 와서 동의도 구하지 않고 방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갑자기 가게에 국제전화와 네이버 전화 등 전화가 폭주했고, 받으면 끊고 받으면 끊고. 영업을 마비시켰다"고 했다.
이에 누리꾼의 어머니는 "전화가 너무 오니 방송을 꺼달라"고 부탁했으나 A씨는 "시청자들이 하는 거지 내가 하는 게 아니다"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A씨는 당시 손님과 시비가 붙은 상황을 라이브로 방송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해당 커뮤니티에는 A씨로부터 피해를 보았다는 자영업자들의 호소가 담긴 글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한편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방송을 하려고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추가 범행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한 흥덕경찰서 외에 청주권 다른 경찰서에서도 A씨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각 사건을 병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