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기자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도심항공모빌리티(UAM·Urban Air Mobility) 관련 기업 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이달 중 UAM 상용화를 위한 단계적 이행 안을 마련하겠다는 소식이 영향을 줬다. UAM이란 장거리 운행 수단으로 사용됐던 항공 교통을 일상에 적용하는 것이다. 일명 하늘을 나는 택시다. 일상에 큰 변화를 만들 것으로 기대를 받으면서 올 들어 투자자들의 관심 종목으로 새롭게 떠올랐다. 그러나 시장에선 실적 없는 테마주 성격이 커 투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7월 4일~8월 3일) 무인항공기 사업을 진행 중인 베셀의 주가는 6400원에서 7810원으로 22% 급등했다. 이 외에도 같은 기간 드론 사업을 진행 중인 네온테크의 주가는 17.7% 올랐고 방위사업 업체 퍼스텍(25%), 항공종합솔루션업체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18%), 하이즈항공(8%) 등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방산 업체인 LIG넥스원(21%), 한국항공우주(14%) 등도 반응했다. 지난달 15일 열린 UAM 전략포럼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025년 UAM 상용화를 위해 이달 중 관련 법안을 발표하겠다고 언급한 것이 호재였다.
이들 종목은 정부가 UAM 관련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질 때마다 오름세를 보이다 이후엔 급격하게 하락하는 패턴을 보여 왔다. 소위 말하는 ‘테마주’다. 이들 종목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던 5월엔 전후로 크게 올랐는데, 베셀의 경우 4월 1일 부터 5월 20일까지 112%에 달하는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발 긴축 우려에 위험 자산에 대한 투심이 급속도로 꺼지자 6월 2일부터 7월 초까지 주가는 30%가량 내렸다. 다른 종목들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네온테크는 15% 오름세를 보이다 31%가량 하락했고 LIG넥스원(2→-11%), 하이즈항공(7%→-21%)도 급락했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UAM관련주를 보면 기체개발이나 통신업체에 투심이 쏠려있다"며 "상용화 기대감이 커지고는 있지만, 아직 국내는 준비된 것이 없으며, 기체 개발 말고도 인증체계 마련, 규정 제도, 버티포트(정비소, 충전포트 주기장, 환승플랫폼 등 비행체 이착륙 공간) 등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UAM이 성장성 없는 헛된 꿈에만 멈춰있는 것은 아니다. 저소음, 친환경 매력에 최첨단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2025년 15억 달러로 추산된 UAM 시장 규모는 2040년 기준 최대 1조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이 성숙하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하지만, 이 기간 성장률만 6만7000%이다.
UAM과 연관된 기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체와 부품 ▲항행과 교통관리 ▲인프라 ▲서비스 ▲핵심기술 등 5개로 압축할 수 있다. ‘기체와 부품’은 드론과 고밀도 배터리용 전기 동력을 개발 기업들이 있다. ‘항행과 교통관리’는 기체들이 움직일 때 원활한 통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인프라’는 버티포트가 핵심이다. ‘서비스’ 부문엔 승객과 화물 운송관리 ‘핵심기술’은 자율비행과 기체 소음진동 저감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포함돼있다. 최근엔 현대차와 한화시스템, 롯데지주, SK텔레콤, 카카오 등 대기업들이 관련 분야에 맞게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 역량을 구축하고 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