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기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화성 탐사에 성공해 한국을 앞지른 아랍에미리트(UAE)의 기세가 무섭다. 국제우주정거장(ISS) 장기 체류를 통해 한국이 미완에 그쳤던 유인 우주 기술 습득에 나선다.
26일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UAE는 내년 중 술탄 알네야디라는 이름의 우주인 1명을 스페이스X의 크루-6 유인우주선을 통해 ISS에 탑승시켜 약 6개월간 체류하면서 유인 우주 기술을 습득하기로 했다. 이 계획이 실행되면 알네야디는 ISS에서 장기간 임무를 수행하는 아랍 국가 출신 첫 번째 우주인이 된다.
앞서 UAE는 2019년 러시아 소유즈호를 타고 ISS에 우주인 1명을 보낸 적이 있지만 8일간 머물고 돌아왔었다. 알네야디는 당시에도 우주인 후보로 선발됐었지만 마지막 순간에 탈락해 후보군에 머무른 바 있다. 그는 UAE 공군 소속 네트워크보안 엔지니어 출신으로 ICT 관련 박사 학위 소유자로 알려졌다. 다른 ISS 체류 우주인들과 마찬가지로 지난 2년간 우주 유영 등 생존에 필요한 기술을 훈련 받은 상태다. UAE 정부는 "알네야디가 우주비행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다수의 깊이 있고 진일보된 과학 실험들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UAE는 200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에 유학생을 보내 위성 제작 기술을 습득하는 등 한 수 뒤졌었다. 그러나 UAE가 석유 고갈 이후 국가 핵심 산업으로 우주 산업을 지정해 집중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다. 2014년 장관급 독립 기관으로 UAE우주청을 설립하면서 박차를 가했다. 지난 2월 화성 탐사선 '아말'이 미국과 러시아, 유럽,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화성 궤도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2024년에는 무인 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또 최근 향후 6년간 1조800억원을 투자해 첨단 소형 군집 위성 프로젝트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24시간 촬영이 가능한 고해상도 영상 레이더를 장착한 소형 위성들을 다수 발사해 군집 운용하는 '서브(Sirbㆍ새떼)' 프로젝트다. 기후변화와 가뭄 등 자연 재해, 해양 기름 유출 등 재난 대응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한편 한국은 유인 우주 기술 개발과 관련해 현재 뚜렷한 계획도 없는 상태다. 2008년 4월 러시아와 협력해 이소연 박사를 ISS에 체류하도록 했지만 고작 11일에 그쳤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