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기자
20년 넘게 자체 보유 특허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창업자들을 지원해온 ‘비즈모델라인’이 지식재산권(IP)와 기술을 융합한 사업화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비즈모델라인이 보유한 특허는 1500여개. 중소기업 업계에선 독보적인 수준이라는 게 김재형 비즈모델라인 대표의 설명이다. 초기 창업기업의 지분을 일부 취득하는 대신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원천특허 확보 등 IP 관련 업무를 지원해 사업을 돕고 있다.
비즈모델라인이 사업화에 관여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은 ‘원투씨엠’이다. 원투씨엠은 스마트폰 터치스크린에 도장을 찍는 방식으로 인증하는 ‘스마트 스탬프’ 기술로 해외 20여개국에 진출했으며, 현재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2000년에 설립한 비즈모델라인은 특허뿐 아니라 기술 개발, 판로 확보, 조직 정비 등 각종 어려움을 겪는 창업 1, 2년차 스타트업들을 지원해 안정 궤도에 올려놓는 사업을 해왔다. 김 대표의 경영 철학은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이다.
국책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김 대표는 1990년대 말 인터넷 관련 특허의 중요성을 깨닫고 육아휴직을 하던 도중 특허를 7건이나 냈다. 이를 통해 당시 데이콤과 한 일본 기업으로부터 각각 5억원과 1억원을 투자받았다.
그는 "2000년대 초반에 발굴한 아이디어와 특허가 2020년이 돼서야 사업화에 쓰이더라"며 "지금은 세상이 더욱 빨리 변하고 있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남들이 보지 못한 분야에 빠르게 뛰어들어 시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비즈모델라인은 앞으로 ▲프로젝트 컴퍼니와 ▲사내 인큐베이팅으로 구분해 보다 체계적인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김 대표는 "후배 창업가들의 사업 성공을 위해 항상 열린 자세로 임해왔다"면서도 "추후에 회사가 성장하면 지분 문제 등의 갈등이 발생하곤 해 사업 시스템을 재정비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컴퍼니는 정부 연구개발(R&D) 사업 등을 추진하기 위해 외부 업체와 손을 잡거나 초기 창업 기업과 함께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이다. 최근 한 코스닥 상장사인 핀테크 기업과 함께 대체불가능토큰(NFT) 관련 사업에 대한 프로젝트 컴퍼니 설립을 논의 중이다.
사내 인큐베이팅은 차세대 최고경영자(CEO)나 역량 있는 퇴직 임직원을 영입해 비즈모델라인이 개발한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다가 스핀오프하는 방식을 뜻한다. 현재 패션 분야와 온라인 와인 판매 사업 등에서 사내 인큐베이팅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여러 스타트업과 일을 하면서 쌓은 사업모델 설계, 특허 투자 등 노하우를 기반으로 스타트업이 직면하는 문제들을 극복할 것"이라며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경험을 쌓으면서 추후에는 스타트업들이 찾는 플랫폼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