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이 돈 벌 때' 경기침체 우려에도 돈 많은 미국인들 대출 늘렸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이 40여년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잇따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돈 많은 미국인들이 올해 상반기 은행 대출을 지속적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에도 아직까지는 대출 비용이 낮다는 판단인 것으로 해석된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자산운용 부문의 올해 2분기 대출 증가율은 두자릿수대를 기록했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2분기 대출 증가율이 전년동기대비 30%를 기록해 500억달러(약 65조5000억원) 가량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BoA는 2분기 중 대출이 12% 증가한 2220억달러였다. 증가폭이 소비자부문(4%)을 크게 넘어섰다.

WSJ는 "이러한 증가는 미국 소비자들이 경기침체에 대한 대비를 위해 조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신호"라면서 "이달 초 실적 발표 당시 미국의 주요 은행 리더들이 고객들이 은행 예금을 전혀 줄이지 않으면서 대출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형 로펌인 필스버리 윈트롭 쇼 피트먼 LLP의 마이크 코스니츠키 자산운용 관련 수장은 "변동성과 시장 하락은 부호들에게 돈을 벌 수 있게 하는 때"라면서 "지금이 사는 때"라고 분석했다.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톰 앤더슨도 금리 인상에도 은행 대출이 신용카드나 자산담보부증권 대출에 비해 여전히 비용이 덜 들어간다면서 "가장 저렴한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중 부호들이 더 많은 자산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미국인이 2020년 1월에서 지난해 12월 사이 저축한 규모는 2조7000억달러로 이 중 절반 이상이 소득 상위 10%에서 발생했다. WSJ는 "더 부유한 미국인이 팬데믹 기간 중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 호황으로 더 많은 부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BoA의 앤디 시에즈 자산운용 담당은 부호들의 대출 증가의 또 다른 이유로 세금 납부를 언급하기도 했다. 회계연도가 끝나는 오는 9월 30일 개인 소득세를 납부해야하는데 미국의 올해 개인 소득세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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