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민의 과학세계] 로봇 축구 대회가 남긴 숙제

로봇이 인간을 이길 수 있을까. 얼핏 로봇이 사람보다 더 강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현실은 다르다. 운동능력과 체력, 모든 면에서 인간이 절대적인 우위에 있다. 모든 과학기술을 총동원해 인간형 격투기 로봇을 만든다고 가정해 보자. 그 로봇은 중학생도 이기기 어려울 것이다.

전승민 작가

이런 어려움을 딛고 애써 로봇으로 인간에게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축구’다. 최근엔 사람처럼 두 다리가 달린 로봇이 슛과 드리블, 패스를 하는 진짜 ‘로봇 축구 대회’도 있는데, 가장 공신력 있는 것이 ‘로보컵(RoboCup)’이다. 이 대회의 목표는 2050년까지 인간 월드컵 축구 우승팀과 싸워 승리하는 것.

올해 로보컵은 태국 방콕에서 13일부터 4일간 열렸다.우승팀은 무엇보다 기계제어 기술이 뛰어나야 한다. 인간 크기 로봇으로 시합을 겨루는 ‘어덜트리그’에서 우승한 건 독일 ‘님브로’ 팀. 수십㎝ 정도의 작은 로봇으로 승부를 내는 ‘키즈리그’에서 우승한 건 일본 ‘CIT 브레인즈’ 팀이다. 공학기술 강국이 대회의 선두에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다만 올해 대회는 다소 성과가 있었다. 한재권 한양대 교수가 이끄는 히어로즈(HERoEHS) 팀이 어덜트리그 결승에 진출, 준우승을 차지했다. 광운대 ‘로빛’팀도 키즈리그 4위를 차지하는 등 선전해 희망을 보였다.

인공지능과 기계기술 중 하나만 빠지면 ‘제대로 된 로봇’은 만들기 어렵다. 그런데 인공지능의 급성장에 비해 기계공학은 발전이 상대적으로 더디다. 첨단 미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선 이런 불균형 해소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독일이나 일본, 미국에 뒤처지지 않는 기계공학기술 확보가 절실하다는 뜻이다. 그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강화해야 할 때다.

전승민 과학기술 전문 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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