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사망 후 日 선거 연설 키워드는 '민주주의'…여당에 동정표 몰릴 듯

여야, 가두 시위서 "테러에 굴하지 않을 것" 강조경비·경호 삼엄해져…금속 탐지기까지 동원여당, 동정표 받으며 무난히 의석 과반 차지할 듯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가두 연설 중 총격으로 사망한 가운데 10일 참의원 선거전의 구호가 바뀌었다. 여야는 각각 거리에서 "테러에 굴하지 않겠다",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외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입헌민주당, 공명당, 일본유신회, 공산당 등 각 당은 지난 8일 아베 사망 사건으로 일부 중단했던 당대표 연설을 전날 전면 재개했다.

◆여야 불문 "민주주의 지키겠다" = 여야를 불문하고 이들은 앞다퉈 "폭력에도 굴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모방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가두 연설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이들은 유권자와 직접 접촉해 지지를 호소하는 쪽을 택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보도했다. 특히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선거 기간 중에 정치인이 피살당한 사건에 굴하지 않겠다며 "정책을 파악하고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일본 경찰청은 8일 사건 후 문서와 구두로 각 정당 간부들의 경호 경비를 더욱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자민당 총재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야마나시현 후지 요시다시의 연설회장에서는 금속 탐지기 검사도 실시됐다. 청중과는 일정한 거리를 뒀으며 경찰관의 감시도 받았다.

기시다 총리의 9일 연설은 "민주주의, 선거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선거로 만들고 싶다"면서 관련 내용도 아베 전 총리나 선거의 의의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바뀌었다. 니가타에서는 "우리의 민주주의, 선거는 폭력에 지지 않는다고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민주주의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지킨다"고 호소했다.

이즈미 켄타 입헌민주당 대표는 후쿠시마에서 "테러에 굴하지 말아야 한다"고 외쳤고, 교토에서는 "함꼐 민주주의, 평화로운 사회를 지키자"고 강조했다. 그는 아베 전 총리와 같은 장소에서 연설했던 적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연설 초반을 사건에 대한 비난으로 열기도 했다.

야마구치 나츠오 공명당 대표도 요코하마에서 "마지막까지 호소하는(연설하는) 것이 흉탄에 쓰러진 아베의 뜻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확신해왔다"면서 연설 시간의 상당부분을 아베 관련 내용으로 채웠다. 가와사키에서는 "아베노믹스에서 경제 재건을 도모하려던 시도는 옳다"고도 했다.

마츠이 이치로 일본유신회 대표는 교토에서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라며 폭력에 대한 테러 행위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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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표 몰리며 여당이 과반 확보 전망= 제26회 참의원 선거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치러진다. 참의원 의석수는 248석이며, 임기는 6년이다. 3년마다 전체의원의 절반을 새로 뽑는다. 이번에는 절반인 125명(보궐 1명 포함)을 선출하게 된다.

현지 언론과 주요 외신 등은 공동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의석 과반을 무난히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아베 전 총리의 총격 사건 이전부터 여론조사를 통해 이들 연정이 과반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자민당은 1955년 창당 이후 1993년과 2009년 총선을 제외하고 집권당 자리를 놓지 않아왔다.

1차 아베 내각에서 후생노동상을 역임한 국제정치학자 마스조에 요이치는 도쿄신문에 "여당에 동정표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 반(反)아베의 입장을 취했던 사람도 (그런 입장을) 입에 올리기 어려운 분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총기 사건이 드문 일본에서 (이번 일이) 동정 투표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전 아베 총리 시절 외무상을 지낸 기시다 총리를 지지할 수 있다"고 봤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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