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상업부동산 지도] 성수·을지로·용리단길…MZ따라 떠오르는 강북 상권

용리단길·성수·을지로·서촌
이색적인 강북 상권 뜨고 있어
MZ세대, 유명 상권보다는
점포만의 개성이 중요해

6일 오후 8시께 찾은 을지로 한 골목길. 평일임에도 식당 줄을 기다리는 많은 청년들을 볼 수 있었다./사진=황서율 기자

[아시아경제 황서율 기자] 6일 오후 8시께 찾은 서울 중구 을지로 한 골목 앞. 홍콩 분위기를 낸 술집 앞으로 청년들이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간판, 인테리어부터 플레이팅까지 홍콩을 연상시키는 가게 분위기에 저마다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또 다른 술집은 두 개의 층을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직원은 “아래 층은 ‘따뜻함’ 위 층은 ‘몽환적’인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곳 역시 색다른 분위기를 즐기는 청년들로 금방 가득찼다.

상권 생태계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이전에는 홍대·명동 등 대형 상권들을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모였다면, 이제는 용리단길, 서촌, 성수 을지로 등 이색적인 강북 상권이 뜨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수치로도 잘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소규모 상가 기준 명동의 공실률은 42.1%, 홍대·합정의 경우 16.7%로 나타난 반면, 을지로(5.6%), 동교·연남(0%) 등은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새로운 강북 상권이 형성되는 이유는 주 수요층인 청년층, 즉, MZ세대가 원하는 상권의 상이 이전과는 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전에는 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하면서도 점포가 밀집해야만 유명한 상권을 형성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개별 상점이 얼마나 특색이 있는가가 더 중요졌다. 현재 떠오르는 강북 상권 역시 대형 프랜차이즈 점포보다는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점포가 많다. 성동구 성수 카페거리에 자주 방문한다는 여소연씨(24)는 “성수 나름의 잔잔한 분위기도 마음에 들고 인테리어가 예쁜 카페들이 많이 모여 있어 성수를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성수 카페거리는 최근 MZ세대의 놀이터로 떠올랐다.

청와대 개방 이후 청와대 인근 삼청동 거리는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주변 상권이 활기를 띄는 모양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네비게이션의 발달도 강북지역 골목상권 부흥에 기여했다. 대로변에 위치하지 않는 점포라도 사람들의 발길이 닿을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지역이 을지로다. 을지로는 골목이 많은데다 이전에 사무실로 쓰이던 공간을 개조해 차린 점포들이 많아 한번에 찾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MZ세대들은 나름의 콘텐츠와 이야기만 있다면 지도 앱을 통해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고 새로운 곳을 발견했다는 것에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힙지로’라는 별명까지 붙은 을지로는 인기가 높아지면서 상권의 임대료도 올라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100%)와 비교했을 때 을지로의 임대가격지수는 올해 1분기 100.16으로 0.16포인트 상승했다.

서촌·삼청동과 용리단길처럼 지역의 상징성이 부각되면서 상권이 재편되는 곳도 있다. 종로구 서촌·삼청동 일대는 최근 청와대와 더불어 북악산 등산로가 함께 개방되면서 이곳에서 소비를 하는 관광객과 등산객들이 부쩍 많아졌다. 용산구에 위치한 용리단길은 인근 아모레퍼시픽 등 업무지구가 형성됐다는 점과 더불어 집무실 이전으로 상권에 대한 관심이 더욱 쏠리는 모습이다. 전모씨(27)는 “용산 집무실 이전으로 관심이 더 가게 됐다”며 “이전엔 삼각지역 인근에 노포가 많았다면 이제는 젊은 층 중심의 맛집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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