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침체 공포감에 출렁, 나스닥 1.75%↑…국제유가는 폭락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독립기념일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5일(현지시간) 롤러코스터 장세 끝에 결국 혼조세로 마감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한층 높아지며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역전 현상을 나타냈고, 국제유가는 폭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29.44포인트(0.42%) 떨어진 3만0967.82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6.06포인트(0.16%) 상승한 3831.3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94.39포인트(1.75%) 오른 1만1322.24에 장을 마감했다.

종목별로는 장 초반부터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하면서 경제성장과 관련한 종목들이 약세를 보였다. 캐터필러는 전장 대비 2.54% 하락했다. 디어앤코 역시 3.15% 밀려 연중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광산주인 프리포트맥모란은 6.64% 급락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주도 미끄러졌다. 슐럼버거(-6.51%)는 6%이상 밀렸다. 셰브론은 2.63%, 엑손모빌은 3.13%, 옥시덴털 페트롤리움은 2.20% 하락 마감했다.

반면 상반기 급락했던 기술주는 강세였다. 줌비디오(+8.52%)는 8% 이상 뛰어올랐다. 대표 기술주인 테슬라는 이날 JP모건의 목표주가 하향에도 2.55% 상승 마감해 700슬라선 회복을 코 앞에 두고 있다. 넷플릭스는 3.30%, 엔비디아는 3.04%, 메타는 5.10% 상승했다.

알리안츠의 수석경제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CNBC 스쿼크박스 인터뷰에서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상해 경기둔화를 유도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경기둔화에서의 가격 책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날 장 초반부터 경기침체 우려와 국채 금리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이날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2.792% 선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2.789%)를 잠시 추월했다.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보다 단기채인 2년물 금리가 더 높아지는 역전 현상은 통상 불황의 전조 증상으로 평가된다.

BMO의 미 금리 전략부문 대표인 이언 린젠은 "10년물 국채 금리가 3%를 밑도는 상황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심리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뭔가가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직접적인 신호는 아니다"라면서도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는 것과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 내에서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시장의 공포감은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GDP나우는 지난 1일 미국의 2분기 GDP 증가율이 연율 -2.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말의 -1.0%에서 감소폭이 더 커졌다. 이대로라면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뜻하는 ‘기술적 침체’가 현실화할 수 있는 셈이다.

이날 노무라는 미국, 유로존, 영국, 일본, 한국, 호주, 캐나다 등 전 세계 주요국들이 12개월 이내 경기침체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아직 경제가 침체 요건을 충족하지는 않았다면서도 S&P500지수 연말 목표치를 기존 4900에서 4300으로 내렸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되는 연방준비제도(Fed)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주 후반 나오는 6월 고용보고서를 대기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면서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8.2%(8.93달러) 떨어진 배럴당 9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5월 11일(99.76달러) 이후 처음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9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7시47분 현재(런던 현지시간) 배럴당 9.7%(10.99달러) 급락한 102.5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씨티그룹은 이날 보고서에서 경기침체에 빠질 경우 브렌트유가 올 연말 배럴당 65달러까지 미끄러질 수 있다고 밝혔다.

원유뿐 아니라 금속을 비롯한 주요 원자재, 곡물의 선물 가격이 이날 대부분 하락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달러 기반으로 거래하는 원자재 가격 시장에 더욱 역풍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2.1%(37.60달러) 떨어진 1763.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6을 돌파하면서 2002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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