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청년들이 말하는 젠더갈등 '원인은 성별고정관념, 사회적 합의 필요'

김현숙 여가부 장관, 2030 청년들과 타운홀미팅
성평등 교육 필요성, 여가부 성평등 역할 강화 등 주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30일 저녁 서울 소공동 로컬스티치에서 ‘청년과 함께하는 타운홀 미팅’에서 2030 청년들이 생각하는 젠더갈등 문제에 대한 원인과 대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젠더갈등이 발생하는 주된 이유는 여성이 어느 정도 피해를 겪고 있는지에 대한 공감대가 없기 때문이다."(20대 여성 대학생)

"군대 다녀와서 노동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거나 육아휴직으로 인해 경력단절이 되는 어려움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20대 남성 대학생)

30일 오후 서울 중구 로컬스티치에서 여성가족부 주최로 열린 ‘청년과 함께하는 타운홀미팅’에서 학생과 직장인 등 2030 청년 23명이 젠더갈등의 원인과 해소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2030 청년들이 지목한 젠더갈등의 원인은 성별 고정관념과 가족내 성차별이다. 20대 남성 대학생은 "아동가족학을 전공하는데 ‘남자가 무슨 애를 보느냐’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했다. 30대 남자 대학원생은 "남자는 이렇다, 여자는 저렇다는 고정관념 보다는 하나의 개인으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대를 졸업한 20대 여성은 "가족 내에서도 명절 때 식사, 용돈 등으로 차별을 받았다. 남아선호사상이 젠더갈등의 원인이고 가족내 성차별이 사회로 확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산업기능요원이라고 밝힌 20대 남성은 "군대에 당연히 가는 것을 지금은 받아들이지만 앞으로는 더 받아들이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최저시급 정도 수준으로 적절한 보상을 지급해야한다"고 설명했다. 20대 여성들은 불법촬영이나 데이트폭력 등 성범죄에 노출되고, 이슈를 다룰 때 피해자가 부각되는 문제 등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30일 서울 소공동 로컬스티치에서 ‘청년과 함께하는 타운홀 미팅’에서 2030 청년들이 생각하는 젠더갈등 문제에 대한 원인과 대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성차별 구조가 지역에서는 더 견고다하는 의견도 나왔다. 30대 여성 스타트업 대표는 "지역에서는 ‘여성’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고 사업상 만나는 자리에서도 ‘남편에게 허락 받았냐, 애는 누가 보느냐’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며 "대구나 포항은 서울보다 5~10년 더 늦다. 중앙정부에서 인식개선 필요성을 알리지 않으면 지역에서 바꾸기 어렵다"고 말했다.

젠더갈등 해소 방안으로 20대 여성 대학생 I씨는 "성별 고정관념을 없애려면 학교에서 성평등 교육이 필요하며 정규과목으로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여가부 폐지와 조직 개편 방안을 모색중인 가운데 새 부처에서도 성평등 정책과 젠더갈등 해소 역할을 강화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학생인 20대 남성은 "특정분야에 여성 또는 남성의 진출이 여전히 제한을 받고 있고, 집단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젠더정책이 필요하다"며 "젠더정책을 주관할 부처는 여가부이고, '여성편향'이라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이름을 바꾸거나 조직개편 등이 필요하지만 성평등 주무부처의 필요성과 사회적 소명은 아직 존재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여가부 폐지 원칙은 변함 없지만 역할이나 기능은 없앨 수 없다. 어떤 틀로 어떤 판에서 해낼지 논의중이며 최근 10년간 여가부의 성과나 역할, 한계를 논의하는 비공개 토론회도 열었다"며 "여가부 역할을 어떻게 담아낼지 각국 사례를 공부하고 있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관련 단체 의견은 다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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