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부담' 글로벌 항공주…그래도 K-항공주는 난다?

억눌렸던 여행수요 여전히 커
대한항공·진에어 여객 매출 회복 빨라질 듯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글로벌 항공주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진 가운데 국내 항공사들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해도 좋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뉴욕 증권거래소의 아르카 글로벌 항공지수는 한달동안 1349.8에서 1118.3으로 14% 넘게 빠졌다. 지난 16일엔 1025.8로 하락해 올해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주요 항공주의 주가 추이를 보면 델타 에어라인은 같은 기간 27% 폭락했고 유나이티드에어라인(-21%), 아미리칸항공그룹(-24%) 등도 폭락세를 보였다. 국내 항공사들도 내림세를 이어갔다. 대한항공은 14% 급락했고 아시아나항공(-15%), 진에어(-20%), 제주항공(-25%) 등도 하락했다.

글로벌 항공주의 주가 하락을 촉발시킨 가장 큰 이유는 것은 유가 부담이다. 항공사들에게 항공유는 가장 민감한 비용으로 이익을 좌지우지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연간 누계 기준 항공유 평균 가격은 배럴 당 142.8달러 수준으로 높게 형성돼 있다. 유가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이달엔 175달러 수준을 넘어선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항공권 값도 비싸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항공료는 전년동월대비 20%가량 올랐다.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서 유류할증료가 불어난 것이다. 수요 증발 우려도 가세했다. 과도한 인플레이션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여행 수요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주가에 반영됐다.

그러나 증권전문가들은 국내 항공주만큼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유지해도 좋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글로벌 항공주의 흐름과는 다른 주가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경제 불황 속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시기엔 여행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기 마련이지만 2년간 억눌렸던 수요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여객수송량은 2019년의 90%까지 회복된 상황으로 비행기 탈 사람은 대부분 탄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여객수송량은 절반가량 회복한 상태로 잠재적인 여행수요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보아도 우리나라 국민들의 여행비 지출은 104포인트로 2019년도 말 91포인트 보다도 높다. CSI는 100을 기준으로 삼아 100보다 크면 소비 동향이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500만원 이상을 진출하겠다는 국민들의 경우 118포인트로 집계됐다.

국내 주요 항공사 중에선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매출 회복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대한항공의 경우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여행업계에 치명타가 가해지더라도 프리미엄 수요를 흡수해 실적 우위를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진에어의 경우 동남아 여행 수요 확대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에어는 동남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일본의 완전한 리오프닝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미국과 동남아 중심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