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부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나토가 중국을 처음으로 ‘전략개념(strategy concept)’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나토는 그동안 유럽과 북미 등 지역방어에 머무르던 대응범위를 아시아·태평양까지 확장시켜 대중 견제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앞으로 유라시아 지역 안보 전체에 큰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토는 새 전략 개념에서 중국을 처음으로 다룰 것"이라며 "중국이 우리 안보와 이익, 가치에 가하는 도전들에 대해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 개념은 나토가 매 10년마다 회원국들의 합의로 채택하는 기본 전략지침으로 나토의 대응범위와 수준을 명시하는 지침이다. 앞서 지난 2010년 수립된 전략개념에서는 러시아는 ‘전략적인 파트너’로 명시됐고, 중국은 언급된 바 없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나토는 기존 지역방어 개념에서 벗어나 아시아·태평양 지역까지 대응범위를 대폭 확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주요 7개국(G7) 회의에 참석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중국이 취하는 위협에 대해 G7과 나토 모두에서 공동 행보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 수렴이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며 "G7 공동성명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해도 좋으며, 나토의 전략 개념 역시 중국이 취하는 전례없는 위협을 언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나토는 러시아의 동유럽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나토 신속 대응군도 8배 가까이 대폭 증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높은 수준의 준비태세를 갖춘 병력을 30만명 이상으로 증가시키겠다"며 "냉전시기 이래 우리의 집단적 억지력과 방위에서 최대 규모의 정비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나토 신속대응군은 약 4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