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 기수급 대상자입니다’… 공공기관 사칭 스미싱 기승

지원금 신청 앞두고 문자 발송돼

지난 13일 6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 기수급자 신청 마감일에 맞춰 스미싱 문자가 발송됐다. 다른 번호로 연락이 와 파일 설치 요구 등을 통해 개인정보를 빼내려는 '스미싱'에 노출된다./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A씨는 현재 무급 휴직중이다. 지난 13일 1533으로 시작하는 문자 한 통이 왔다. ‘6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 기수급자 대상 안내’라 쓰여 있었다. 신청 대상을 살펴보니 ‘무급 휴직자’가 있어 지원금 신청 문의를 위해 전화를 걸었다. 곧바로 연결이 되지 않았지만 1분 뒤 한 휴대전화 번호로 연락이 왔다. 그는 자신을 ‘우리은행 이진아 상담사’라고 설명하며 신청서 작성을 도와준다며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그가 보낸 것은 모바일 신청서라는 제목의 압축 파일이었다. 상담사가 파일 설치를 요청하자 A씨는 수상히 여겨 더 이상 대화를 하지 않았다.

6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신청을 앞두고 고용노동부를 사칭한 스미싱(문자메시지를 이용한 휴대폰 해킹 기법)문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범죄자들은 휴대전화 내 파일 설치를 유도하는 ‘몸캠피싱’ 수법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빼내려는 의도로 접근한다. 문자에 속아 넘어가지 않으면 다른 금융기관을 사칭해 ‘보이스피싱’을 여러 차례 시도한다. 실제 지원금 대상자에게 문자가 발송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A씨는 카카오톡 대화를 끊은 이후에도 비슷한 연락을 받았다. 지난 14일 오전에는 1599로 시작하는 번호로 ‘저소득층 긴급 생활안정지원금 안내문’ 문자가 발송됐다. 오후에는 자신을 ‘NH농협 이민호 대리’라고 소개하며 정부 지원금 접수가 완료됐다는 안내 전화가 왔다.

지난 13일 6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 기수급자 신청 마감일에 맞춰 스미싱 문자가 발송됐다. 신청 문의를 위해 전화를 걸면 곧바로 연결되지 않고 다른 번호로 연락이 온다./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문자 내용 상당수는 고용노동부에서 설명하는 내용과 달랐다. 실제 신청 가능 대상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및 프리랜서이지만 스미싱 문자에는 정규직, 일용직, 무급 휴직자도 적혀있다. 문자 하단에는 ‘융자규모 및 조건’이라며 대출금리 등이 적혀있지만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은 대출과 관련이 없다. 다만 범죄자들은 기수급자 신청 마감 기한인 지난 13일 오후 6시에 임박해 문자를 보냈다. 이는 이들이 충분한 사전 정보를 가지고 스미싱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해당 수법은 ‘몸캠피싱’과 유사하다. A씨에게 상담사가 보내준 파일은 ‘모바일 신청서’라는 것으로 압축파일 내에는 'woori3.0'은 apk파일이 있다. 상담사가 설명한 방법대로 설치 후 각종 휴대전화 권한을 넘겨줄 경우 휴대전화 내 연락처, 사진 등이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스미싱 문자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문자 대부분은 ‘(광고)’라는 문구가 삽입된 점이 공공기관 문자와 다르다. 또 정부 지원금은 대출과 관련이 없기에 대출 규모 등 내용이 있다면 스미싱 문자로 봐야 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해당 스미싱 문자에 대해 “(지원금) 기수급자에게는 신청 시 문자 수신 동의를 받지만 신규 신청자에게는 해당 절차 밟기 어렵고 문자를 받는 대상을 한정하기도 어렵다”면서도 “신청할 때 이런 상황 유념하거나 피해 입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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