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엄마들 난리났다'…'성희롱 삽화' 버젓이 실린 어린이 교과서 [특파원 다이어리]

남아 선호에 바탕을 둔 성희롱적 요소 여과없이 표현
성난 中 엄마들, 문제적 사고 가진 삽화가와 출판사 관계 조사 요구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지난 금요일(27일) 오전 아내가 "이것 좀 보라"며 위챗으로 삽화 몇 컷을 보냈다. 초등학교 엄마 단체방에 올라온 삽화다. 아내가 "중국 엄마들이 난리가 났다"면서 보내 준 삽화를 보니 난리가 날만 했다.

사진=웨이보 캡처

초등학교 수학 교과서에 들어간 삽화라고 믿기 어려운 낯 뜨거운 그림이었다. 남아 선호를 바탕에 둔 성희롱적 요소가 여과 없이 표현돼 있다.

남자 어린이(대머리인 점을 감안 성인으로 보임)가 여자 아이의 가슴 부분을 끌어안고 또 다른 아이는 여자 어린이의 치마를 들추면서 괴롭히는 삽화다.

또 고무줄놀이를 하는 여자 어린이의 속옷을 노출시킨 삽화도 눈에 많이 거슬린다. 남자아이들의 특정 부분을 그대로 묘사한 삽화는 외설이자 아동 학대다.

사진=중국 웨이보 캡처

백인 여자 어린이를 희롱하는 인종차별적 의미가 담기 컷도 초등학교 학생을 둔 둔 중국 엄마들을 분노케 했다. 중국 국기 오성홍기가 거꾸로 그려진 삽화에, 미국 국기 성조기를 연상케 하는 T 셔츠를 입은 남자 어린이 삽화 등 중국인들 입장에서 보면 초등학교 수학 교재는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다.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2013년 개정판에 바뀐 삽화인데 그간 문제가 안 된 것이 더 신기하다.

중국 엄마들은 "의도가 있는 것 같다", "변태적이다", "아이들이 성에 집착할 수 있다" 등의 격앙된 글을 단체방에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인민교육출판사는 사회 각층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 문제의 삽화를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문가로 팀을 구성, 교재를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교육부도 전국 초ㆍ중ㆍ고등 학교 교재 내용과 삽화 등을 전면 조사해 문제가 확인되면 즉시 수정하겠다고 공식 입장문을 냈다.

사진=중국 웨이보 캡처

지난 금요일 오전 처음 중국 초등학교 수학 교과서 삽화 문제를 접했을 때 기사화 하고 싶지 않았다. 중국의 초등학교 교과서 성 비위 삽화 문제는 '누워서 침뱉기'다.

관영 환구시보는 누리꾼들의 댓글을 인용, 삽화가(우융)와 출판사 간의 관계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떻게 이런 문제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 수많은 어린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삽화를 그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등록 취소를 언급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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