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의 눈물.. 공매도 폭탄에도 주가는 올라

공매도 부분 재개 1년
코스닥 상위주 공매도 집중
하지만 주가는 우상향 곡선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황준호 기자] "공매도가 주가를 떨어뜨린다."

주식을 빌려 팔았다가 주가가 떨어지면 되사는 공매도가 부분 재개된 지 1년이 지난 현재, 이 같은 우려와 달리 공매도가 몰린 코스닥 종목들의 주가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하락에 베팅해 짭짤한 수익을 거두려 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가 시작된 지난해 5월 3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일 평균 코스닥 공매도 거래대금은 149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일 평균 거래대금 비중은 1.48% 정도를 차지했다.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아 보이지만 개별 종목 별로는 큰 폭의 비중을 차지하는 날도 많았다. 지난 1년 간 공매도 누적 잔고가 코스닥에서 가장 많은 펄어비스(3587억원)의 경우 거래대금의 최고 37%까지 공매도가 몰리기도 했다.

다만 공매도 쏠렸음에도 주가는 치솟았다. 펄어비스 주가는 지난해 4월30일 주당 5만6400원을 기록했으나 27일 현재 7만4200원으로 31.56% 올랐다.에코프로비엠(2695억원)이나 엘앤에프(2182억원)도 같은 기간 주가가 각각 148.50%, 143.61% 뛰었다. 이들 종목을 포함한 공매도 잔고 상위 5위 종목(평균 2337억원)의 평균 수익률은 52.60%로 나타났다. 상위 10위 내 종목(1577억원) 중에서는 LX세미콘, 위메이드가 각각 41.21%, 49,90%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공매도 잔고 하위 10위 내 종목들(12억원)의 경우 대부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중 엠투엔(-75.10%), 셀리드(- 67.92%), 휴온스글로벌(-62.55%) 등은 두 자리 수 하락세를 나타냈다. 공매도가 주가를 떨어뜨린다는 우려가 적어도 코스닥 상위 10개 종목 안에서는 적용되지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 시장에선 다른 양상이었다. 공매도 대상인 코스피200 종목 가운데 공매도 잔고가 많은 종목의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공매도 잔고 상위 10개 종목의 지난 1년간 평균 주가수익률은 -21.81%로, 같은 기간 코스피200 지수 수익률 -16.47%보다 낙폭이 컸다. 이들 10개 종목 중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만 주가가 올랐고, 나머지 9개 종목은 모두 약세를 기록했다. 공모주 투자 열풍 속에서 고평가 논란을 빚은 새내기 종목도 공매도 공세가 거셌는데 주가 수익률은 차이가 컸다. 올해 1월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LG에너지솔루션은 공매도가 허용된 지난 3월11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총 2조2762억원 상당의 공매도가 이뤄졌는데, 주가는 2.16% 하락하는데 그쳤다. 반면 지난해 상장 직후 코스피200에 편입된 카카오뱅크는 그동안 4조원 가량의 공매도가 거래됐고, 주가는 41.32% 하락했다.

코스피 공매도 잔고가 적은 10개 기업도 평균 수익률이 -13.79%로 지수보다 선방했다. 공매도 잔고 하위 10개 종목 중에선 코스피200 지수보다 더 떨어진 종목이 6개였지만, 상위 10종목에 비해선 낙폭이 크지 않았다. 또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경우 지난 1년간 5346억원 규모의 공매도 거래가 이뤄졌는데, 주가는 15.71% 상승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은 "공매도가 늘어나면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는 하나, 공매도가 집중된다고 해서 주가를 반드시 떨어뜨린다고 볼 수는 없다"라며 "공매도를 투자기법 중 하나로 보고 투자자의 관점을 볼 수 있는 도구로 봐야지 주가 등락의 원인으로 보는 것은 합리적인 주장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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