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기기자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이은해씨에 대해 "전혀 공감능력을 읽을 수 없다"며 "사이코패스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 무섭구나 무섭겠구나. 저 사람을 해코지 하지 말라고 해야 되겠구나' 이런 게 공감 능력인데, (이씨는) 공포조차 잘 공감이 안 된다"며 "검거하고 검사를 해봐야 이제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지금 나오는 내용만 토대로 봐도 정상적인 범주 내에 정서 경험이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남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내 유기한 고유정과 이은해가 비슷하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 이 교수는 "동기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유정씨는 배우자에 대한 일종의 불만 표현 범죄인데, 이씨는 분노나 공포 등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질 않는다"며 "그냥 도구처럼 '저 사람을 빠뜨려 이익을 얻겠다'는 이런 감정이 (보인다). 우리는 이를 도구적 살인이라고 부르는데, (고씨와는) 동기에서 180도 큰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씨가 경계성 성격장애라면 이씨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에 해당하는 것 아닌가하는 의심을 갖고 있다"며 "(이씨를)검거해 검사를 해봐야 더 정확히 이해도가 넓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씨 사건에서 조직적인 움직임이 포착된다며 그의 주변을 모두 수사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자가 이씨의 남편 윤씨기 때문에 지금껏 수사기관은 이씨에 포커스를 맞춰 수사를 한 것 같다"며 "그런데 드러나는 사실로 봤을 때 사실 이런 류의 남성 대상으로 피해를 입하는 일은 15세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혼자가 아니었다는 점"이라며 "당시부터 아마 가출을 해 동거한 소위 '가출 패밀리' 정도 되는 복수의 남녀 친구들이 있었던 것 같다. 이들이 성인이 된 후 전문 보험사기범으로 변질된 것 같고, 문제는 교통사고와 관련한 흔적들도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씨의 해외 도피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그는 "꼭 해외로 도피했다고 볼 수 없는 게 (지금 범죄 가운데) 대부분은 자기 신원으로 (저지른) 범죄가 아니다"라며 "대포차나 대포통장 등 여러 공범들이 서로 아이디를 돌려쓴다거나,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범죄에 가담한 흔적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씨의 남자친구라고 조현수씨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만, 이씨와 조씨가 부부도 아닌 만큼 꼭 둘이 같이 있어야 될 이유도 사실 없다"며 "이런 집단이면 전제 자체를 넓게 해 지인들, 공범들, 과거 공범들도 전부 수사를 해야 행적을 추적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짚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