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고체 우주 발사체의 ‘3가지 활용법’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우리 군이 30일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시험 발사에 성공하면서 ‘정찰위성·미사일 기술·우주탐사’ 라는 세마리 토끼잡기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다.

우리 군은 지난해 5월 한·미 미사일 지침이 해제되자 고체연료 추진 발사체 개발에 들어갔다. 같은 해 7월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우주발사체용 고체연료 엔진 연소 시험에 성공했다.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엔진 연소와 페어링 분리, 단 분리, 상단부 자세제어 기술의 검증이 이뤄졌다.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의 핵심 기술이 상당 부분 검증된 셈이다.

군은 고체연료 우주발사체를 이용해 425사업을 계획중이다. 고체연료 위성발사체를 이용해 광학정찰위성 1기와 초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정찰위성 4기를 2025년에 발사할 예정이다.

우리 군은 여기에 초소형 정찰위성 32기를 추가로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북한이 보유한 액체연료 기반 탄도미사일 발사준비시간은 1시간 이하이며, 고체연료 기반 탄도미사일 발사준비시간은 20~30분에 불과하다. 425사업을 발사된 정찰만으로는 2시간 간격을 북한을 정찰할 수 있기 때문에 초소형 정찰위성을 쏴 동시에 임무를 수행하면 북한 지역을 10~20분 간격으로 촘촘히 정찰할 수 있다. 우리 군의 정찰능력 강화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핵심이라는 측면에서 전작권 전환 과정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과연이 공개한 초소형 정찰위성은 가로 3m, 세로 70cm 크기다. 해상도 1m급에 중량이 66kg에 불과하다. 하지만 주야간, 악천후와 관계없이 고도 510km궤도에서 지상에 있는 1m크기의 물체까지 고해상도로 관측할 수 있다. 수명은 2~3년이다.

미사일 개발도 일정수준 궤도에 올랐다. 고체연료 위성발사체는 현무-4를 기반을 만들었다. 이 때문에 현무-4사업에 참여한 국내 방산기업인 한화와 LIG넥스원이 425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고체연료 위성발사체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액체 엔진 1기와 같은 급의 추진력(75t)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거리 3000~5500㎞ 수준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급 이상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현무-4 시리즈 이상급의 탄도미사일 개발도 가능하다.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에 따라 우리 군은 현무시리즈 미사일을 꾸준히 개발해 왔다. 발사지점에 따라 지상에서 발사하는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현무 4-1’, 함정에서 발사하는 함대지 탄도미사일은 ‘현무 4-2’,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잠대지 탄도미사일(SLBM)은 ‘현무 4-4’로 명명했다.

현무 4-1는 탄두중량이 2톤(t)으로 현존 최강인 GBU-57 대비 최소 3배 이상의 관통력을 갖는다. 강화 콘크리트는 24m 이상, 일반 지면은 180m는 뚫을 수 있어 사실상 전술핵급 위력에 달한다. 현무 4-2 미사일은 3만t급 경항공모함에, 현무 4-4 미사일은 3000톤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에 장착한다는 계획이다.

우주발사체의 탑재중량을 단기간에 늘리고 발사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에서 고체 및 액체연료 엔진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우주발사체 기술 개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 ADD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상호 협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1단 추진체는 고체연료엔진을 사용해 관리효율을 높이고, 2·3단은 액체 엔진을 탑재해 궤도 진입 등에 사용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도 30일 7년 후 지구에 초근접 하는 소행성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한화시스템은 한국천문연구원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함께 소행성 아포피스(Apophis) 탐사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370m 크기의 소행성 아포피스는 7년 뒤인 2029년 4월, 지구 3만1600㎞ 상공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계의 초기 모습을 간직한 아포피스가 지구에 근접하면 중력의 영향을 받아 궤도 지름이 늘어나고 자전축이 틀어지는 등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포피스 탐사 프로젝트는 국내 기술로 만든 우주 탐사선을 국내 발사체로 쏘아 이 같은 변화를 관측하는 것이 목표다. 아포피스 탐사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추진되면 탐사선은 2027년 10월께 발사될 예정이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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